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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8일] 한우 파동의 씁쓸한 기억
김현상 기자 (생활산업부) kim0123@sed.co.kr
"정말 요즘만 같으면 한우 기를 맛 나죠."
한우협회 관계자의 말처럼 요즘 한우농가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한우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한우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 지난달 말 전국 도매시장에서 팔린 한우 1++등급의 ㎏당 평균 낙찰가격은 2만2,114원으로 1++등급이 도입된 지난 2004년 12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우 산지가격(600㎏) 역시 마리당 500만원대를 훌쩍 넘으며 1년 새 30~40%가량 뛰어올랐다.
한우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우의 안전성 때문이다. 지난해 불거진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미국산 쇠고기를 비롯한 수입 쇠고기는 여전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반면 원산지 표시제와 생산이력제의 확대시행으로 '한우는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믿음이 커진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최근 정육점형 식당과 직거래 장터 등 소비자들이 한우를 좀더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것도 한우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물론 국내 축산농가의 끊임없는 품질개발 노력 역시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우 값 고공행진에 맞춰 기존 한우농가뿐 아니라 육우농가와 양돈농가 등 너나 할 것 없이 한우사육에 뛰어드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의 지난 3ㆍ4분기 가축 수 조사결과를 보면 한·육우 사육두수는 전 분기보다 4만2,000마리 늘어난 264만1,000마리를 기록했다. 이는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만약 지금의 한우사육 과열양상이 계속될 경우 결국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폭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10여년 전 소비감소로 한우 값이 곤두박질치며 축산농가의 파산을 야기했던 '한우 파동'이 또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우 값 급락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대신 중간 유통판매상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점은 한우농가와
소비자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하다. 또 소값 폭락으로 한우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면 결국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폭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한우 값이 올라 당장 좋긴 하지만 왠지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이 드네요." 한우협회 관계자의 불안감이 현실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체계적인 사육두수 관리를 통해 가격폭락을 막아야 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