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기업이미지 광고 방송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V 광고에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등장시켜 현대가의 정통성 논란을 일으켰던 현대중공업이 조만간 방송할 2편에도 정 명예회장을 넣을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1편 광고가 현대자동차ㆍ현대그룹 등 범현대가 사이에서 정통성 문제로까지 번져 워낙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터라 2편 광고는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정몽준 의원이 직접 한 컷, 한 컷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이 벌이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가의 정통성 확보 경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 의원이 최종 검토 중인 2탄 광고는 초중반부에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모델로 나와 도전정신과 패기를 강조하고 마지막 부분에 정 명예회장이 등장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편 광고는 화제가 됐던 1편을 제작한 이노션이 다시 제작했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20%,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20%, 정성이 고문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현대차 광고의 대부분을 도맡아 제작하고 있다. 관건은 정 명예회장의 재등장 여부. 1편에 이어 2편에도 정 명예회장이 등장한다면 범현대가에서 정통성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편에서 정 명예회장 부분을 삭제한다면 이미 1편으로 불거졌던 정통성 논란에서 한걸음 물러나는 모양새가 된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통성 논란에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은 자신이 ‘왕 회장’의 현대정신을 이어받은 적통임을 입증하고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범현대가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