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信不者 불법 도급택시로 몰린다

"금융기관 월급차압 피하자" 앞다퉈 뛰어들어<br>사납금 채우기위해 과로운전 일쑤 승객안전 위협

신용불량자들이 채권금융기관의 월급 차압을 피하기 위해 불법 ‘도급택시’에 몰리고 있다. 더구나 회사입금액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수지타산이 맞아 과로운전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마저 제기되고 있다. 28일 운수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A운수업체의 경우 지난해에만 25명의 신불자 택시기사들이 회사를 떠나 불법 도급택시 업체로 옮겼다. 이 회사의 노무 관리자는 “신불자 기사들은 월급 90만원의 반액을 신용정보회사 등에 차압당하고 45만원으로 한달을 산다”며 “보통 입사 후 4~5개월을 못 견디고 불법 도급택시에 뛰어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저녁 삼성동에서 만난 신불자 도급택시 기사 윤모(35)씨는 “월급을 차압당하는 게 싫어 도급을 택했다”며 “일부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지만 차압당하고 남은 월급으로 어떻게 처자식을 먹여 살리겠냐”고 강변했다. 그러나 불법 도급택시는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자칫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흉기’로 둔갑할 수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운행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하는 영업차량 운전자의 연간 사고 건수는 9.6건으로 8시간 미만인 운전자(4.8건)보다 갑절이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30여개 택시업체가 몰려 있는 A구청 택시감독 관계자는 “택시업체 사주들이 서류상으로는 도급차량을 운행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는 실효성 있는 단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급제는 기사가 월급을 받지 않는 대신 매일 8만~10만원을 회사에 내고 남은 수익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불법 영업형태.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상 택시기사의 수입을 전액 회사에 입금하고 순수하게 월급만 받는 ‘전액관리제’만이 합법적인 영업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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