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경제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최중경 필리핀 대사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차관 당시 외환시장을 흔들던 그의 패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말마다 신중함이 배어나왔다.
30일 경제수석 내정 이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 내정자는 “상상하지 못한 인사라 뭐라 할말이 없다”며 “업무 파악을 한 후 자세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내정자는 말을 아끼면서도 대통령의 경제철학이 반영된 경제정책을 강조했다. 강만수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성장제일주의를 내세운 MB노믹스의 한 축을 맡았던 만큼 금융위기 이후 힘이 빠진 MB노믹스의 부활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최 내정자는 4대강이나 세종시 사업 등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 잔여 임기 중 최대 주안점이 될 일자리 창출사업에 대해서도 현 경제팀과 손을 맞추며 강한 추진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 경제정책의 현안인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의 방향에 대한 질문에 최 내정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아직 뭐라 답변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안에서 떨어져 있었던 만큼 우선 경제 전반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와 한국은행은 어쩔 수 없이 긴장관계일 수밖에 없고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최 내정자가 강조해왔던 만큼 금리 인상은 정부와 한은의 컨센서스가 형성이 된 후에나 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운다.
윤증현 장관, 윤진식 실장, 최 내정자로 이어지는 경제팀의 미세조정에 따른 관계에 대해 최 내정자는 “다들 존경하는 분들이고 윤 장관은 대외공관장회의 등 한국에 들어갈 때마다 찾아 뵌다”며 “잘 모시고 일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