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 어떡해야하나

유가 떨어져 정유사 발행 채권 부도율↑… 수익률 뚝

"보유해야" "국내상품으로 갈아타야" 의견 분분


일반 채권에 비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던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이 최근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49개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 올해(12월5일 기준) 1,433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는 지난 7월 순유출로 전환한 이래 6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만 8,586억원이 빠져나갔다.

10월부터는 수익률도 부진하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59%로 최근 6개월(-0.82%) 성과 대비 두 배로 부진하다. 최근 3개월 동안 부진했던 성과가 하반기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셈이다. 모든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의 월초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이번달 성과도 좋지 않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 하반기 들어 금리 인상 이슈로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자 이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금리 인상과 하이일드채권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신용도에 따라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신용도와 부도율이 중요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9월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의 순유출액은 1,645억원으로 8월(3,063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진정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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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관련 기업들의 부도율이 높게 나타나는 점이다. 유가 하락세가 3개월째 이어지면서 정유사들이 발행한 하이일드채권의 부도율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부도율이 높아지면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최근 JP모간이나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은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자사 상품에는 정유 업체가 발행한 채권 비중이 매우 낮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 15억달러가 빠져나갔다"며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정유업체들이 발행한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이일드채권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종현 피델리티운용 마케팅 이사는 "약정 금리(쿠폰금리)가 높은 하이일드채권으로 매수세가 지나치게 몰리다 보니 하이일드채권이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의 부진에 대해 운용사들은 하이일드채권이 지닌 속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하이일드채권 발행사는 높은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대신 부도율이 일반 기업보다 높고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기업"이라며 "투자자들이 이를 감안하고 높은 이자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흐름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에 투자해 주식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하이일드채권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문제가 되는 기업들이 특정 섹터로 한정돼 있어 하이일드채권이 여전히 유망하다는 의견과 국내 채권형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황호봉 대신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팀장은 "에너지 관련 기업이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정도로 낮은데다 이들의 내년 예상 부도율이 2% 미만이어서 부도 위험성이 높지 않다"며 "하이일드 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펀드 보유 가치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 과장은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에 돈을 넣었던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이일드채권의 변동성에 대비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시장으로 투자대상을 옮겨가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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