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늘의 중국에서 올제의 한국을 본다

中 현대사 통해본 한국의 나아갈길<br>이중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청나라 말기 지식인이자 사상가였던 양계초는 ‘조선망국사략’에서 조선이 망한 이유는 오랫동안 내려오던 중국에 대한 충성을 버리고 서방 특히 신흥 일본에 빌 붙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즉, 중국의 영향권 안에서 생존해야 할 한국이 중국을 버리는 바람에 전통적인 한반도 질서가 붕괴되고 이로 인해 입은 국민의 재앙은 자업자득이라는 설명이다. 양계초의 중국 우월주의가 드러난 이 같은 평가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을 지 모른다. 숭실대 총장을 역임하고, 중국 연변 과학대술대학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1년 중 9개월 이상을 중국에서 지내며 사회주의에 자본주의를 접목하면서 변화하는 오늘의 중국을 면밀히 관찰했다. 중국 현대사의 맥을 짚어내면서 오늘과 ‘올제’(내일의 순 우리말)의 한중관계를 깊게 성찰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에 의해 설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의 설립 과정을 중국혁명 유적지 답사를 통해 풀어내고, 문화혁명과 대악진 운동의 실패로 정체된 중국을 일으킨 덩샤오핑의 개방개혁정책,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후삼계(后三屆: 1977~1979에 대학에 입학한 세대)’의 약진을 소개한다. 올림픽을 20년 앞서 열었던 한국에 대한 중국의 민족적인 열등감을 지난 8월 적잖이 털어냈을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중국은 한때 세계 최강국이었던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면서 ‘이제 한국쯤은 넘어섰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단계라는 것. ‘한류(韓流)’를 지나 ‘혐한(嫌韓)’의 기류가 중국에 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그들의 자신감이 드러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이웃나라 중국의 현대사를 통해 우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실리에 바탕을 두고 개혁을 이뤄낸 덩샤오핑과 그 후계자들의 리더십을 우리 정치가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지, 우리 위정자들이 말로만 개혁을 외치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또 중국의 패권주의와 대국주의는 냉철하게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