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뉴욕 외채만기연장협상 타결1년] 단시일내 투자적격 회복

뉴욕 외채만기연장 협상이 타결된 지 28일로 꼭 1년을 맞았다.당시 참석자들 사이에 「백마고지 전투」라는 표현이 나돌 정도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지만 협상타결에 따른 성과물은 대단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국가부도 위기에서 벗어나 회생국면으로 돌아서는 기사회생의 분기점이 된 셈이다. 협상결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느냐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이를 고비로 위기를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단기외화채무의 상당부분이 1년 이상의 중장기 채무로 연장되면서 외화유동성 부족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는 조금씩이나마 외환부족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시중은행들의 단기채무 차환율이 정상궤도로 올라섰다. 지난 97년 12월 32%선에 불과했던 차환율이 협상타결 직후인 98년 2월 들어서는 93%대로 껑충 뛰었고 4월 들어서는 98%대까지 치솟았다.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가용 외환보유액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97년말 88억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은 98년 1월 들어 123억달러로 늘었으며 협상타결 후인 2월에는 185억달러로 급증했다. 외환보유액은 이후 줄곧 증가세를 유지, 지난해말 현재 485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한때 2,000원선까지 치솟았던 대미(對美) 달러 원화환율도 안정세로 돌아서 외채협상 직후인 지난해 2월의 1,640원에서 3월 들어서는 1,378원으로 떨어졌다. 원화환율은 이후 1,200~1,30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 12월 들어 1,207원까지 떨어졌으며 최근 들어서는 1,17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여건이 이처럼 안정세로 돌아선 데 힘입어 정크본드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던 국가신용등급도 불과 1년 만에 투자적격 수준을 회복했다. 피치IBCA에 이어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잇따라 외화표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아직 실사단을 파견하지 않은 무디스사도 조만간 정밀조사를 거쳐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외채협상 타결은 결국 국가부도 위기국면에까지 몰렸던 우리 경제가 회생의 길로 접어드는 결정적인 분수령으로 작용했다는 사후평가를 받을 만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경제는 단기외채 만기연장과 러시아 모라토리엄이라는 두번의 위기국면을 맞았다』며 『첫번째 시험대였던 외채만기 연장을 무사히 통과함에 따라 극적인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외채협상 타결 1주년은 그동안 국내 경제여건의 변화에 비추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불과 1년 만에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향후 2~3년 내에 IMF체제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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