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전하고 예금보다 수익 높대" 신통방통 ELB

'원금 보장·年 최고 10% 수익' 두 토끼 잡으세요

■ 저금리 기조·불확실한 주식 … ELB 투자해볼까



주가하락해도 손실 없어 안정적으로 고수익 추구

가입액 늘고 상품 쏟아져


코스피 상승분 70% 지급… 삼성證 'ELB 65회' 눈길

환율 투자 DLB도 매력

직장인 김 차장은 지난해 말 장기주택마련저축 만기가 다가 와 목돈 3,000만원 가량이 생겼다. 올해부터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돈을 넣어도 더 이상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세제혜택 상품으로 갈아타기로 작정했다.

연금저축상품, 재형저축, 브라질채권 등을 소개받았지만 연금저축상품은 7년 안에 집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노후에 연금형태로 받을 수 있어서 곤란했다. 재형저축상품은 김 차장의 연봉이 5,000만원을 넘는 까닭에 가입할 수 없다. 브라질 채권은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어 투자하기가 꺼려진다.

세제혜택을 포기하고서라도 안정적으로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상품을 가입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그리고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알게 됐다. 그 동안 주식과 관련된 금융상품들은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어서 관심도 가지지 않았는데 이 신통방통한 ELB는 적어도 원금은 까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조건이 잘 맞아떨어지면 연 10%도 넘는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어 당장 가입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를 지키는 도민준(김수현)처럼 충직한 투자상품인 ELB를 들여다 본다.

금융위기 이후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예금비중을 늘리고 안전자산 투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가계 금융자산 중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현금·예금·보험·연금 잔액은 1,918조4,011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2,586조1,712억원)의 74.2%에 해당한다. 이는 2003년 4분기(74.4%) 이후로 최고치에 해당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주식과 파생금융상품 자산 등 위험자산 규모는 429조6,212억원(16.6%)으로 2009년 1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긴 하지만 3%도 안 되는 저금리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단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성을 보고 자금을 맡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정기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대표적 상품이 원금보장형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다. 이 상품들은 투자원금이 보장되면서 연 4~10%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을 기피하지만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원금보장 ELB는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해 만기 혹은 조기 상환일에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원금에 수익률 더해 지급되는 투자상품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해도 최소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예금 이자율 정도의 기회비용만 실질적인 손실로 인식될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이다.


DLB는 ELB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기초자산이 주가지수냐 아니면 환이나 원유 등 파생상품으로 설정하는 차이가 있다.

관련기사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팀장은 "원금보장형 ELS에서 ELB로 이름이 바뀐 지난해 10월부터 원금의 2~3% 초과 보장되는 상품도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가입액도 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데다 최근 주식시장도 방향성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없이 안정적으로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말했다.

최근 EL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 폭도 넓다. 우선 대신증권에서는 최근 매주 '밸런스 EL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주 출시됐던 '밸런스 ELB 13호'의 경우 매 4개월마다 조기상환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102% 이상이면 연 4.2%의 수익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자동조기상환이 되지 않고 만기평가일에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102% 이상이면 12.6%의 수익을 지급하고, 102% 미만인 경우 투자원금을 지급한다. 이번주에 발행되는 ELB는 '밸런스 ELB 13호'와 구조와 수익률(4.2%)이 같다.

삼성증권은 23일까지 원금이 보장되는'슈팅업 ELB(64회)'와 '낙아웃 콜 ELB(65회)'상품을 판매한다. 'ELB 64회'는 코스피20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의 슈팅업 구조다. 6개월 관찰시점에 두 지수 중 덜 상승한 지수 상승분의 60%를 1년 만기에 수익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6개월 동안 20%가 오르고, S&P500지수가 30% 올랐다면 코스피200 상승분 20%의 60%인 12%를 1년 만기 수익으로 지급한다. 최초기준가격 미만일 경우는 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의 위험은 없다.

'ELB 65회'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녹아웃 콜(주가가 오르면 이에 비례해 수익 지급) 구조로 1년 6개월 만기의 상품이다. 코스피200 지수가 만기까지의 투자기간 동안 20% 초과 상승한 적이 있거나 만기 시점에 최초기준가격 미만일 경우는 2%의 수익을 지급한다. 만기일까지 코스피200 지수가 최초기준가격의 100~120% 사이일 경우 투자원금의 2%와 지수 상승분의 70%를 추가로 수익금으로 지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까지 코스피200과 항생중국기업주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6개월 단위 3년 만기로 연 5.20%의 수익을 제공하는 '아임유 ELB 82회'를 판매한다. 유형은 하이파이브(Hi-Five)형으로 5차 자동조기·만기상환 평가일에 모든 기초자산이 행사가격 103% 이상인 경우에 연 5.20%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2차 자동조기상환 평가일(설정 후 1년 뒤)에 코스피200이 최초 기준가격의 105%이고 HSCEI가 최초 기준가격의 103%인 경우 1억원을 투자했다면 1억5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두 지수 중 하나라도 상환조건에 미달되면 원금인 1억원만 받게 된다. 투자기간 중 상승·하락 녹아웃이 발생하지 않고 만기평가일에 코스피200이 최초기준가격의 120%인 경우 최대 10%까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는 '아임유 ELB 83회'도 21일까지 투자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에서도 20일~22일 '원금보장형 ELB 172호'를 판매한다. 이 상품도 코스피200과 HSCE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하이파이브 유형이며 자동조기 상환수익률은 연 4.50%다.

신한금융투자는 원금보장형 상품 중 1년간 최대 10% 수익이 가능한 '위안화, 엔화 DLB'를 판매하고 있다. ELB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원금이 보장되며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와 엔화 약세를 노리는 상품이다. 올 한 해 위안화는 강세, 엔화 약세가 유지되리라고 예상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해 1년6개월간 최대 16% 수익이 가능한 '원금 102%보장 ELB' 도 판매한다.

ELB로 만족 못할땐 ELS 노려볼만

위험 부담 조금 높지만 고수익 추구

ELB와 DLB가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최근 안정성을 높인 주가연계증권(ELS)발행도 늘고 있어 투자위험을 조금만 감수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취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까지 원금손실 관측 조건을 없앤 '아임유 ELS 4254회 파워 스텝다운형'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과 HSCE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6개월 마다 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기준가의 95%(6·12개월), 90%(18·24개월), 85%(30개월) 이상이면 연 6.4%의 수익을 지급한다. 만약 조기상환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만기평가일에 두 기초자산의 가격이 최초기준가의 65% 이상일 경우 19.2%(연6.4%)의 수익이 달성된다. 투자기준 중에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길 수 있어 원금손실 관측 조건을 뺏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원금손실 조건을 경쟁 상품보다 크게 낮춘 신영증권의 플랜업 ELS도 관심이다.기초자산을 3개로 설정해 2개의 기초자산의 상환조건만 충족되면 조기 상환될 수 있도록 상환조건을 낮춘 신한금융투자의 '트윈스 ELS'도 원금손실의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이 매우 낮은 반면 ELB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신영증권의 플랜업 ELS는 이번주 판매될 예정이고 신한금융투자의 트윈스 ELS는 1월 말 추가적으로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이 상품들은 2~3일 기간 동안 모집하기 때문에 기간을 잘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

김기환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 수석웰스매니저는 "목돈이 생겼다면 최근 낙인 조건을 낮춘 ELS나 3개의 기초지수 중 2개의 기초지수만 조건에 해당하면 조기상환되는 구조의 ELS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면서 "ELB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안정성을 높인 ELS가 ELB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