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온라인 무역수지-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지난해 11월 마지막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물건값의 50∼70% 할인행사에 맞춰 해외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이른바 해외직구가 국내 유통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물건을 구입했던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을 긴장시켰다. 이렇게 해외직구로 물건을 구입한 규모가 지난 2014년 2조원대에 달한다. 반대로 국내 유통 사이트에 접속해 외국인들이 우리 물건을 구입하는 역직구나 해외직판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2014년 해외직판 규모는 3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 사이에 해외직구가 유행인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직구 시장은 미국의 아마존이나 이베이,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거래 사이트들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이들 사이트는 신속한 국제배송 시스템과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지역을 불문하고 소비자들의 신뢰와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이름과 전화번호·신용카드번호 등 결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국내 사이트와 다른 점이다. 저렴한 가격에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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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 시장에서 구입하는 규모에 비례해 온라인 무역적자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온라인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매 트렌드인 해외직구와 역직구를 중소기업의 수출 창구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제품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만만치 않다. 우선 쇼핑몰 입점을 위해서는 보증·연회비 등 직접적인 입점 비용이 들고 반품·환불 등의 리스크 부담,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해 웬만한 중소기업들마저 버거운 실정이다.

해외직구와 역직구·해외직판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 시스템 구축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순 배송의 개념을 넘어 창고보관·신속배송·재고관리까지 포함하며 반품과 환불 요구, 보증 서비스까지 수용하는 광의의 물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KOTRA의 주장이다. 또한 한류 등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자국 언어로 된 상품 소개, 신용카드 결제보다는 현금이나 휴대폰 결제 등을 선호하기 때문에 소량 주문과 현금결제 방법 등 현지 요구에 맞게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우리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디자인·포장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제품을 현지어로 소개하는 카탈로그 제작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KOTRA·중진공·무역협회·디자인진흥원 등 유관 기관들이 협업해 중소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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