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 첫날부터 보잉 항공기 300대 구매 '유화 제스처'

시진핑 7일간 訪美… 24일 G2 정상회담

習 "中은 결코 패권 확장 추구하지 않아" 우호 강조

美는 지재권 보호·사이버 해킹 등 강한 압박 예고

힘겨루기 예상 속 '한반도 비핵화' 등은 공조 전망

2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2개국(G2)의 힘겨루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지적 재산권 보호와 사이버 해킹,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국의 인권과 위안화 평가절하 등에 대해 강한 압박을 벼르고 있고 중국도 '신형 대국관계 정립'을 내세워 순순히 굴복하지 않을 기세다. 다만 양자투자 협정(BIT) 체결, 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 분야도 상당한 만큼 공멸을 막기 위해 전면 대결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 주석은 22일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시애틀에 도착해 7일간의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방미는 지난 2013년 3월 국가주석 취임 직후인 같은 해 6월 방미에 이어 두 번째이며 국빈 자격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23일 양국 기업 15개사 최고경영자(CEO)가 참가하는 미·중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는 등 경제 외교를 펼친다. 25일 오전에는 백악관에서 방미 일정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이견만 확인한 채 시간낭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갈등 봉합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이버 스파이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남중국해 분쟁,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 4월 대중 봉쇄 전략의 주요 축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어 사용, 차까지 배웅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과시했던 것과 대비된다.


회담 시점도 좋지 않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둔 가운데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미 증시까지 요동치자 도널드 트럼프 등 공화당 유력 주자들은 "시진핑 방미를 취소하라"며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정상회담이 완전히 묻혀버릴 수 있다. 실제 여러 대규모 환영 행사를 하는 교황과 달리 시 주석은 몇몇 지도층 인사와 비공개 회담을 몇 번 갖는 게 워싱턴 일정의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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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요 당국자들은 벌써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제이슨 퍼먼 국가경제회의 수석 부의장, 제이컵 루 재무장관,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위안화 평가 절하, 기대에 못 미치는 BIT 협상안, 인권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중국의 새 안보법안 등에 대해 일제히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도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일방적으로 편입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 여성 사업가를 국가 기밀을 훔친 간첩 혐의로 조사하며 맞불을 놓은 게 단적인 사례다. 15일에는 중국 항공기가 산둥반도에서 미 정찰기를 위협 비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신경전에도 양국은 BIT 체결, 기후변화 협약, 이란 핵합의,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한 공조 방안이 시급한 만큼 정면 충돌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핵문제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대해 도발 행위를 중지하고 대화·협상의 장으로 복귀하라는 공동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도 시애틀 연설에서 "양국 충돌은 넓게 보면 전 세계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심도 있는 의견 교환으로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이날 사이버 해킹 행위 의혹과 관련된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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