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최대 돈육가공업체 WH그룹 "홍콩 증시 상장 없던일로"

"시장 상황 악화·변동성 커" 아시아 최대 규모 IPO 취소

세계 최대 돈육 가공업체인 WH그룹이 올해 홍콩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나서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H그룹은 이날 "시장상황이 악화하고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된 현시점에서 IPO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WH그룹은 지난해 중국 육가공 업체 솽후이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돈육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푸드를 71억달러(부채 포함)에 인수하면서 탄생한 기업이다. 당시 솽후이의 스미스필드 인수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 사상 최대 규모로 화제가 됐다. WH그룹은 이때 대출한 인수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홍콩 증시의 IPO를 추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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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그룹은 당초 53억달러(약 5조4,690억원) 규모의 IPO를 계획했지만 수요부족으로 지난주 공모가를 낮춰 19억달러(약 1조9,080억원)로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결국 IPO 자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정대로 53억달러 규모의 IPO가 진행됐다면 홍콩 증시에서 3년 만에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었다.

대만의 KGI 증권 중개업자 벤 퀑은 "솽후이와 스미스필드의 시너지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급하게 뛰어들기보다 매력적인 가치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IPO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데는 최근 홍콩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데다 아시아에서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홍콩 증시에서 IPO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상장 후 평균 6%나 하락했다. 특히 지난 2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돈육 가공업체 후이성인터내셔널은 거래개시 이후 주가가 28%나 빠졌다. 이 밖에 지난달 상장한 재팬디스플레이도 실적전망 하향으로 상장 후 주가가 16% 이상 하락하는 등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 대규모 IPO를 실시한 기업들이 잇달아 낭패를 보고 있다.

한편 WH그룹이 IPO 계획을 취소하자 일각에서는 초읽기에 들어간 알리바바그룹의 IPO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WH그룹의 결정은 그만큼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150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뉴욕 증시에서 IPO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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