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식당에서 이종격투기경기를 마친 직후 30대 출전선수가 숨진 것을 계기로 이종격투기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종격투기는 잔혹함으로 유명했던 고대 로마시대 `콜로세움(원형경기장)'에서벌어졌던 검투사들의 혈투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흥행을 위한 경기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이종격투기는 타격기(때리고 차고 찍는 무술)와 유술기(잡고 꺾고 던지는 무술)등 맨몸으로 구사할 수 있는 싸움 기술은 거의 모두 허용되는 데다 관객 흥분을 유도하기 위해 심판 개입이나 판정도 느슨하게 운영되는 편이다.
이 때문에 폭력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충동을 대리만족시켜 주기 위해 선수들의 목숨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밤 부상으로 경기를 중단한 직후 숨진 이모(35)씨의 경우 경기주최측인 N사가 선수를 링에 올리기 전에 건강체크나 체력 테스트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들의 열악한 처우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패배할 경우 대전료 10만원밖에 받지 못하며 이긴다 해도 4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는 수도권 모 대학 유도과를 나와 강원 원주시에서 정육점 판매원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오다 지난해부터 모 체육관 소속 선수로 이종격투기 시합에도출전해 왔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