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존을 위한 투쟁, 그 치열한 몸짓

● 세바스티앙 살가도 사진전 8일부터 서울갤러리<BR> 노동자·난민등 담아 ‘다큐 넘어선 인본주의’

물을 찾아 나선 전쟁난민 (자이르, 1994)

쿠이아바의 농장 노동자 (브라질, 1996)

현대인들은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보다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어떻게 하면 단 하루만이라도 내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까’라는 원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린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 당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있다. 극한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그들의 몸짓에서 인간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다. 김영섭사진화랑과 ㈜리베떼가 주관하는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절망에서 희망으로 ESSAYS’ 전이 8일부터 서울갤러리에서 열린다.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현존하는 20세기 최고 사진가로 추앙 받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국내서 100점이 넘는 그의 작품이 대대적으로 보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77년부터 2001년까지 살가도의 20여년에 걸친 사진세계를 만날 수 있는 무대로 ‘라틴 아메리카’ ‘노동자’ ‘이민ㆍ난민ㆍ망명자’ ‘기아 의료’ 등 총 4개의 섹션으로 그의 오리지널 필름 173점이 보여진다. 그의 사진은 보도와 기록이라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특성을 넘어서 인본주의에 입각한 휴머니즘 사진으로 다가온다. 첫번째 성찬식에 참가할 준비가 되어 있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소녀들의 꼭 다문 입술, 세르탕 황무지에서 생명을 다하고 가혹한 태양에 말라붙은 채 내버려진 당나귀나 들소의 뼈를 블록처럼 가지고 노는 벌거벗은 아이들, 진흙 속에서 일하고 있는 수백명의 노동자들,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 제철소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 분쟁이 끊이지 않는 도시에서 목발을 짚은 채 걸어가는 한 남자의 실루엣 등 최악의 조건에서 끊임없이 투쟁하며 생명의 끈을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류애’라는 보편적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브라질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살가도는 69년 브라질 정부의 압력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후 그곳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커피 재배 현황 조사차 아프리카를 방문한 살가도는 극심한 가뭄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를 보고 이 참상을 경제학 보고서가 아니라 사진으로 세상에 알리는 일이 더욱 유용하다는 판단한다. 경제학박사에서 사진으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한 살가도는 79년 매그넘 사진의 회원이 되면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길로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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