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USTR] "한국 개혁강도 크게 둔화"

정부 금융개입으로 시장경제 장애 올해로 16번째 발간된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보고서(NTE)는 총 471쪽 분량으로 한국에 관한 내용은 22쪽에 달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 무역대표부는 한국이 정부ㆍ은행 및 재벌간의 불건전한 유착관계를 끊어냄으로써 좀더 개방적인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조치들을 취했으나, 최근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정치적인 고려가 가미되면서 초기의 개혁여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가 금융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개입함으로써 시장경제를 향해 진전해 나가는 데 추가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현대전자를 비롯한 소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수출보조금 지급금지 조항과 위배된다고 밝혔다. 관세와 관련 이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국내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정관세' 대상품목을 줄인다는 데 동의했으나 별다른 변동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자동차의 경우를 예로 들며 한국의 수입관세가 미국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8%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다양한 비관세장벽으로 인해 미국 자동차의 한국내 가격경쟁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한국이 부적절한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우려를 낳으며 작년 봄 슈퍼 301조의 '우선 감시대상국 명단'에 올랐으나, 금년 1월 한국정부가 특허 및 상표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과시켜 위반사건에 대한 형벌을 강화하는 등 개선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2월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정보통신부와 법무부에 저작권보호법 시행노력을 강화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히고 미 정부는 한국측의 이러한 조치에 고무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이 소비자에 대한 수입 쌀의 직접 판매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산 쌀이 한국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미 행정부는 한국이 WTO의무를 전면 이행하고 쌀 정책을 자유화하도록 계속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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