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증시 표정] 美투자은행 "하락저지"

테러 사태로 일주일여간 중단됐다 17일(현지 시간) 재개되는 미국 증시가 어떤 상황을 연출할지 미국은 물론 전세계 투자자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특히 미국 당국은 물론 투자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은 주가 대폭락을 막기 위해 각종 증시 안정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개장 전부터 투자심리 안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FRB가 개장 직후 상황을 보아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례적으로 백악관은 17일 테러 이후 처음 거래되는 뉴욕증시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고 금융당국은 기업 자사주 매입 완화 등 증시 부양책을 발표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대규모 투매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단기매매 금지조치를 취했고 은행들은 감독당국과 미국 행정부로부터 대량 투매를 막고 가능하면 재개장 첫날 주가지수를 올리도록 노력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 증권거래소는 개장 직전 2분간 이번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지 시장 관계자들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인위적 주가 안정책이 시장에 먹힐지 아니면 테러에 따른 경기악화 전망 등 시장 논리에 따라 주가가 대폭락 현상을 나타낼지 자못 궁금해 하는 표정이다. 전문가들은 테러사태 직후 유럽증시가 5~10% 정도 떨어진 전례가 있는데다 미 뮤추얼펀드의 매도압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미국 기업과 유명 투자가들도 잇따라 자사주 매입 및 매도 자제를 밝히며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17일 어떤 주식도 팔지 않겠다고 16일 말했다. 그는 이날 TV 인터뷰를 통해 17일 주가가 크게 내린다면 주식을 매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 투자행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버핏의 이 같은 발언은 눈치를 보고 있는 다수 투자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잭 웰치 전 GE 회장도 보유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스코, 플릿보스턴 파이낸셜 등 미국 주요기업은 잇달아 수십억달러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하며 자사의 주가안정을 일제히 천명했다. ○.아시아 증시는 17일 테러에 따른 세계 경기 악화 우려감에다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일제히 지난주 말의 급락세를 이어갔다. 먼저 일본 닛케이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폭락장세가 연출되며 전주 말보다 4% 이상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자동차ㆍ전자 등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분야의 대표 종목들이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대규모 운항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며 항공관련 주식들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싱가포르 증시는 테러 여파에다 8월 중 수출액이 하락,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감까지 겹치며 4% 이상 떨어졌다. 특히 싱가포르 에어라인의 주가는 자사 항공기 한대가 폭탄테러 위협을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급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4% 이상 하락하며 미국발 테러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병관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