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보석·도금업체들 '금값 급등' 비상

원가비중 80% 육박 불구 대기업에 단가인상 못하고 속앓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고 있는 금을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시계보석 및 도금업체 등 관련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금 현물가격은 온스(약 9돈)당 560달러선까지 오른데다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금을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시계 및 보석가공업체, 도금업체 및 특수부품 제조업체들이 원가 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금값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못해 고통은 더한 실정이다. 도금업계의 경우 금의 원가 비중이 기존 60%에서 최근에는 80%까지 육박했다. 반도체, 통신, 인쇄회로기판(PCB)를 비롯한 초정밀 전자부품에 들어가는 경질금(Hard Gold), 연질금(Soft Gold), 화학금도금 등을 하고 있는 시화공단의 정우이지텍 이재석 이사는 “3년전부터 오름세를 보이던 금값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원가 비중이 75~80%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최종 수요처가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이라 이를 수용할지 확신할 수 없어 고민이다”며 속내를 털어 놓았다. 반월공단의 종합도금표면처리업체인 기양금속공업의 구매담당 관계자는 “금의 원가 비중이 70%를 넘어서면서 임원진을 비롯한 담당자들이 수시로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면서 “당연히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야 싶지만 중소업체들이 난립한 업계 속성상 섣불리 가격을 높였다가 오히려 괘씸죄로 우리만 낭패를 볼 우려도 있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국내 도금업체는 2,000여개에 이르는 데다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마다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어 이러다 줄도산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시계업체인 로만손은 금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는 제품의 단가 상승요인이 약 15%에 달하고 있다. 금을 소재로 사용하는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10% 미만이지만 신모델의 경우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함으로써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구매팀 이철욱 과장은 “앞으로 당분간은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경영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면서 “디자인 변경이나 소재 함량 조절 등 다각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하겠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영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한 보석업계도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불평이다. 고급 보석류를 생산, 수출하는 G사 관계자는 “금이나 귀금속을 수입하는 대신 완성품의 90% 이상을 미국, 일본, 중동 등지로 수출하고 있어 오히려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제 금값 상승이 가파른데다 앞으로도 중국이나 인도에서의 수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가 문제처럼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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