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야 ‘대선자금 정국’ 다음 공세는/“김 대통령 고백 지켜보겠다”

◎국민회의­자민련 어제 합동의총… 결의다져/“30일 대국민담화 기대 못미칠땐 일전불사”김영삼 대통령이 오는 30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선자금 문제를 공식 발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근 급격히 경색된 정국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야권은 「일단 김대통령의 고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김대통령의 담화내용과 수준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에 정권퇴진 등의 단호한 투쟁목표를 세우는 등 일전불사의 기세를 완전히 꺾지는 않고 있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공개 불가」방침을 자신들의 강공으로 후퇴시킨 절반의 승리를 완전한 승리로 가져가기위해 전투태세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다. 야권은 『앞으로의 대선자금 정국은 YS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당초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대선자금 문제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않는데다 야권의 대여공세가 강화되자 대선자금 문제를 공식 발표하는 쪽으로 27일 급선회했다. 여야 정치권은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라는 최대목표인 대선을 6개월여 앞둔 상태이기 때문에 지난 92년 대선자금 관련 김대통령의 발언 내용과 국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은 김대통령이 사용한 대선자금 전모를 철저히 밝히고 국민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야권은 김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납득할만한 내용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문제를 포함한 단호한 행동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7일 양당 총재회담과 합동의총을 갖고 『김대통령이 지난 92년 대선때 사용한 선거자금 총규모와 노태우 전대통령과 한보로부터 받은 자금내역 등 대선자금 전모를 밝히고 국민앞에 사죄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이날 오찬회동에서 30일로 예정된 김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다시 한번 주시해 보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 김총재는 이어 열린 합동의총 인사말을 통해 『김영삼정권은 통치능력을 상실했다』며 『대선자금에 대한 전모를 밝히고 전국민의 지원을 받는 거국연립정부 구성, 깨끗한 정치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민련 김총재도 『현재 정치가 표류하고 경제는 난파, 국민은 배멀미, 남북관계는 좌초하는 등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고 말하고 『30일로 예정된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발표를 일단 지켜본다음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이 아닐경우 단호한 행동을 취하자』고 제의했다. 양당의원은 이날 합동의총에서 ▲대선자금 전모를 밝히고 국민앞에 사죄하라 ▲검찰은 한보로부터 받은 대선자금과 대선자금 잔여금, 당선 축하금을 철저히 수사하라 ▲야당소속의 단체장과 국회의원에 대한 표적사정 기도를 즉각 포기하라 ▲신한국당은 돈정치를 종식시킬 의사가 있는지 국민앞에 명백히 밝히라 ▲임시국회를 6월초에 소집하라 ▲김대통령과 신한국당이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선자금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선자금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할 경우 국정이 안정되겠지만 만약 대선자금 문제를 계속 은폐하거나 호도할 땐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은 물론 국정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전망이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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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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