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탈당도 불사" 경고
한나라, 공천심사위 구성 갈등 심화공심위원 2배수안에 親李 이방호 포함 싸고 대립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박근혜 전 대표 측의 탈당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한나라당 내 총선 공천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21일 '4ㆍ9 총선' 출마자를 결정할 공천심사위원회 위원후보를 2배수로 1차 압축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 측이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총선기획단 3차 회의를 열고 공심위원 11명 인선안을 두고 논의를 벌였으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의견이 엇갈려 진통이 심화하고 있다.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기획단 회의 후 브리핑에서 "공심위원장으로는 2~3명을 놓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위원은 2배수로 압축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2배수 안'에 이 당선인 측근인 이방호 사무총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이(親李)-친박(親朴)계 사이에서는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친이 인사들은 이 총장이 공천의 총괄책임자인 만큼 공심위원으로 참여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친박 측은 사무총장이 공심위원에 포함된 전례가 없다고 맞섰다.
박 전 대표 측 인사는 "강 대표가 당연직인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을 우리 몫으로 하면서 균형 맞추기로 이 총장을 공심위원에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 말이 되느냐"며 "강 위원장은 당연직이고 이 총장은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만큼 우리 측 인사가 더 들어가야 한다. 나머지는 중립 인사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공심위 구성에서 계파 안배는 있을 수 없다"며 "사무총장이 당무와 공천의 총괄책임자인 만큼 공심위원에 포함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립은 총선기획단 회의 공개부분에서도 드러났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서병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이 공심위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이명박계인 박순자 의원은 "당연히 포함돼야죠"라고 맞서 신경전이 연출됐다.
한나라당은 오는 23일 총선기획단 회의를 다시 열어 공심위 구성안을 확정,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양측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공심위 구성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박 전 대표 측 일부 인사들은 "이대로라면 분당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격앙된 반응이어서 양측 대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한편 공심위원장으로는 강재섭 대표가 추천한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박 양측도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대하지 않고 있다. 공심위원(당내인사5명ㆍ외부인사6명)에는 당연직인 인재영입위원장(강창희)과 이방호 총장 외에 정종복 사무부총장, 홍준표ㆍ권영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유승민ㆍ이혜훈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 등을 포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송호근 서울대, 강혜련 이화여대, 이은재 건국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입력시간 : 2008/01/21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