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등으로 가격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내수주로 시장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지수급등을 주도한 조선, 철강, 기계, 화학업종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많아진 반면 가격부담이 적은 내수관련주, 경기방어주들로 매수흐름이 바뀌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크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내수관련주와 기관 및 외국인 관심종목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중국 등 아시아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하룻만에 상승반전하며 1,600선을 회복했지만, 중국긴축 우려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도 철강업종이 0.74% 내려 3일째 하락하는 등 가격부담이 큰 기존 주도업종은 약세를 보이거나 상승세가 미미했다. 조선주를 포함한 운수장비업종도 3일만에 상승해 1,381.82로 마감했지만 전고점(14일 1,410.67)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달리 섬유의복업종이 1.25% 상승한 것을 비롯해 전기가스(3.22%), 통신(0.82%), 유통(0.58%), 보험(0.53%) 등 내수관련주 및 경기방어주들의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추가긴축에 대한 경계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데다, 하반기 이후 내수 회복세 가시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수주의 강세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관련주들의 조정과 원화강세 수혜 기대감으로 내수주로 순환매 흐름이 이전되고 있다”며 “중국 긴축, 미국 경기둔화 우려감 등 증시주변 위험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운 내수업종이 불안한 장세에 투자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수주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기존 주도주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은 올해 실적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운수장비(1.74배), 기계(3.18배) 등 기존 주도주보다 유틸리티(0.62배), 음식료(1.62배), 은행(1.52배) 등 내수관련 및 경기방어주들이 낮아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경우 지수대비 상대적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며 기존 주도주를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이는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업종의 상승세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내수주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업종에 대한 포트폴리오 재편은 기관 및 외국인들의 매수강도 상승에서도 나타난다. 이달이후 기관은 통신업종에 대해 1,800억원(16일 기준)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은 은행업종과 보험업종에 대해 각각 880억원과 877억원 규모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업종ㆍ종목별 차별화가 완화되고 있다”며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주도주는 비중을 줄이고 이익모멘텀이 뚜렷하고 주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