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빚을 다 갚고 가난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빈곤 탈출을 이룰 확률은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12년 매년 패널 조사에 참여한 5,015가구의 소득계층 변화를 분석한 결과 빈곤 탈출률이 2005~2006년 31.7%에서 2011~2012년 23.5%로 떨어졌다.
빈곤 탈출률은 특정 기간 저소득층(중위소득 50% 이하)이었던 가구 가운데 중산층(50~150%)이나 고소득층(150% 초과)으로 이동한 비율을 말한다.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는 가구 셋 가운데 하나는 저소득층에서 중산층 이상으로 계층 상승했으나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는 넷 가운데 하나만이 가난에서 벗어난 것이다.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벼락 부자'가 경우도 2005~2006년 2.53%에서 2011~2012년 0.48%로 떨어졌다.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이동하는 가구 역시 같은 기간 13.4%에서 10.9%로 낮아졌다.
가구상태가 적자인 가구가 흑자로 돌아서는 비율도 2005~2006년 66.1%에서 2011~2012년 54.5%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고용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2011년 임시·일용직이었던 근로자가 1년 뒤 상용직 자리에 취업하는 비율은 9.9%에 그쳤다. 2009~2010년 12.8%, 2010~2011년 15.1%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임시·일용직에 계속 머무르는 비율도 2009~2010년 83.7%에서 2011~2012년 86.7%로 높아졌다.
이런 탓에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인식도 팽배해 있었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의 복지인식 부가조사 결과 우리 사회의 소득·재산 불평등도 인식 점수는 100점 만점에 74.2점을 기록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저소득층 가구가 그대로 저소득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는 반면 저소득층에서 탈출해 중산·고소득층으로 변할 가능성은 줄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 정책을 통해 빈곤 가구가 소득 이동성을 확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