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테스코는 80억~100억파운드(약 17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전해졌다. 테스코가 한국에서 운영해온 대형할인점 홈플러스 사업 지분도 일부 혹은 전부 처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테스코는 최근 불거진 분식회계 문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순이익 과다계상 규모가 당초 예상치(2억5,000만파운드)를 넘어선 2억6,300만파운드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를 적용해 수정한 동기 세전순이익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92%나 감소한 1억1,200억파운라고 테스코는 덧붙였다.
리처드 브로드벤트 테스코 회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울러 테스코는 신용강등 위기 대응을 위해 대규모 자산 매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데이브 루이스(사장) 테스코 사장이 최근 자사 인수합병팀과 함께 처분 가능 자산 예비명단(쇼트리스트)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테스코가 애지중지해온 아시아 지역 자산들을 떼어내고 별도 상장하는 것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테스코의 아시아사업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한국이며 태국·말레이시아 등에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한 상태다. 테스코는 우리나라에서 홈플러스 브랜드로 약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테스코로터스 등의 명칭을 가진 1,700개 매장이 있다.
루이스 사장이 아시아사업 부문의 기업분할 및 상장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자사의 국제적 유통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경영개선 자금을 마련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만약 테스코가 아시아사업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지 않고 기업분할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 최소한 일정 부분의 지분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테스코는 중국·일본 등에서 경쟁심화와 실적부진으로 철수한 상태이며 한국에서도 손을 떼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시장인 동북아시아에서 교두보를 모두 잃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나아가 테스코는 비아시아권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텔레그래프는 테스코가 고객마케팅 전문업체인 '던험비'나 영상스트림서비스사업 부문인 '블링크박스', 영국 내 조경전문체인점인 '도비스가든센터' 및 해당 센터가 보유한 커피체인점 '헤리스플러스훌' 등의 매각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중 던험비에는 최근 몇주 사이 4개 정도 기업이 인수의향을 보였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테스코는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일부 갚고 경영개선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려면 비아시아권 사업 부문 매각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경영개선 투자에만 30억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는데 비아시아권 자산만을 팔아서는 이를 충당하기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교적 몸값이 높은 던험비를 팔아 봐야 20억파운드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며 도비스가든센터 등은 이보다 자산가치가 훨씬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아시아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