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허소송등 기업 법률 문제 정부가 도와줄 일 많더라"

검사로 컴백한'삼성맨 출신' 유혁 창원지검 검사


"직접 기업에 들어가 보니 정부나 공직자가 기업을 도와줄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밖에서(공직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도 기업으로선 큰 문제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1년6개월여간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지난 11일 친정인 검찰로 돌아온유혁(38ㆍ사시36회) 검사는 짧은 외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유 검사는 신규 임용된 변호사 출신 검사 13명 가운데 삼성 출신이라는 이력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 검사는 지난 97년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특수부ㆍ강력부 검사를 거쳐 법무부 국제협력과에 근무하던 지난해 2월 돌연 사표를 내고 삼성행을 택했다. 삼성전자 상무보로 입사한 그는 법무팀에서 1년간 특허관련 소송을 주로 맡아 처리했으며 퇴직전 6개월동안은 삼성법률봉사단에서 민원인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했다. 최근 검찰에서 변호사 출신 검사를 뽑는다는 소식에 지원, 재임용돼 지난 11일자로 창원지검에 발령받았다. 유 검사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으로서 겪어보니 공직자의 자세가 어때야 되는 지를 실감했어요. 역설적이지만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게 기업을 돕는 길이라는 점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실 법조인의 길을 걷기 전에 그는 삼성맨이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전공을 살려 지난 94년 삼성전자에 공채로 들어가 반도체연구원으로 잠시 일했던 것. 유 검사는 "삼성행도 힘들었지만 검찰로 컴백하는 것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직장생활 내내 머리속을 맴돌던 공직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어 돌아가기로 결심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삼성에서의 업무가 재미도 있고 보람도 컸지만, 검사직이 자신의 천직인 만큼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판단으로 검찰로의 유턴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으로 오기 직전에는 8년간이면 공직생활 할 만큼 했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떠나니 뭔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좀 더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도 크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힘든 결정이었던 만큼 검사로서 다시 시작하는 그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그는 "특허소송과 법률상담 등을 통해 기업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 대한 법률서비스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검사로 일하더라도 이런 생각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 작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검사로서 정년(停年)을 마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