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밭으로 불리는 러시아의 사할린에서 석유공사가 50억배럴 규모의 초대형 유전개발에 나섬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신규로 추진 중인 유전개발 사업규모가 100억배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생산물분배계약까지 맺고 탐사 및 개발에 본격 나선 유전들의 추정매장량도 100억배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에서 원유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갖춘 ‘자원독립국’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개발이익의 절반이상은 산유국에 돌아가지만 원유의 우선도입권은 가질 수 있어 ‘100-100’(유전개발 사업규모 100억달러 이상) 클럽 가입은 원유자급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100억배럴은 국내 연간 원유소비량(약 8억배럴)의 10배를 넘는 것이어서 향후 20년에 걸쳐 원유의 안정적 공급기반이 조성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6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SK, 가스공사, LG상사,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등 우리기업이 해외에서 신규로 추진중인 유ㆍ가스전 개발사업의 추정매장량이 100억배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유전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석유공사가 러시아의 사할린3에서 추진 중인 유전개발사업의 추정매장량은 50억배럴에 이른다. 사할린 3광구를 확보할 경우 이미 계약을 맺은 서캄차카 해상광구(37억배럴), 티길광구(20억배럴), 이차광구(8억배럴) 등과 맞물려 러시아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하게 될 유전 매장량만 100억배럴을 돌파하는 셈이다. 앞서 석유공사, 가스공사, SK, GS칼텍스, 금호석유화학, 현대종합상사 등 국내 7개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 서캄차카 유전개발 계약을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사인 로스네프트와 맺은 바 있다. 국내 컨소시엄의 지분은 전체의 40%다. 또 티길 및 이차광구는 석유공사가 경남기업, SK가스, 대성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키로 했다. 이 사업의 한국컨소시엄 지분은 각각 50%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극동지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수송비가 싸다” 면서 “중동에 집중된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아프리카에 이어 새로운 유전보고로 떠오른 중앙아시아에서도 낭보들이 잇따를 전망이다. 석유공사는 올해 추정매장량 16억6,000만배럴 규모의 잠빌 광구와 5억배럴 규모의 주반탐 광구의 계약을 마무리해 카자흐스탄에서 20억배럴 이상의 유전탐사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4개 석유광구와 가스전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우즈벡 국영석유가스회사인 우즈벡네프테가즈와 예상매장량 4억4,000만배럴의 나망간 광구 및 3억8,000만배럴의 추스트 광구에 대한 탐사를 벌이기로 했다. 가스공사 역시 우즈베크네프테가즈와 예상매장량 1억9,100만톤의 우준쿠이 가스전 탐사조사 사업, 예상매장량 8,400만톤의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생산사업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석유공사는 우즈벡의 아랄해와 중국 남슈리거의 가스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사업의 가스매장량은 각각 8조 입방피트와 2.6조 입방피트로 원유로 환산시 총 20억배럴에 달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원외교 등이 성과를 발휘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계약을 체결한 유전사업도 100억배럴을 넘었다. 앞서 러시아 서캄차카 및 육상 광구 등이 이에 해당하며 최근 각각 10억배럴 규모의 나이지리아 2개 유전광구 계약도 포함된다. 이밖에 석유공사는 지난해 예멘에서 11억5,000만배럴, 호주에서 1억5,000만배럴의 유전사업도 확보한 바 있다. 산자부 자원정책실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서아프리카, 예멘 등 신흥 산유국을 집중 공략한 것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면서 “베트남, 미얀마 등 이미 개발단계에 들어선 동남아 유가스전 개발사업을 포함하면 원유자급율이 급속도록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