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배짱을 시험하다

제3보(39~51)<BR>○이세돌 9단 ●구링이 5단 <제8회 춘란배 준결승>



흑39의 독특한 행마가 이채롭다. 구링이의 뛰어난 감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외세작전을 펴고 있는 터이므로 A에 벌리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효율적이다. 백40은 예정 코스. 확보한 세귀의 실리가 짱짱한 입장이므로 부지런히 흑의 세력을 지울 요량이다. 흑41은 실리를 벌면서 백대마 전체의 안형을 위협한 수순. 그러나 이세돌은 그 방면은 쳐다보지도 않고 백42, 44로 우변에 뿌리를 내렸다. "이런 흐름이라면 일단 백이 즐겁지요. 이세돌의 구미에 딱 맞는 바둑이 되었어요."(백홍석) 백홍석은 이날 타이젬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 구링이가 흑45로 계속 추궁했을 때 이세돌은 5분쯤 시간을 썼다. "한번 더 손을 빼는 것이 상대를 약올리는 뜻에서 유력하긴 한데…."(윤현석) "조금 위험해 보이는데요. 한 수 보강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요."(백홍석) 백홍석은 B의 자리에 보강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손을 빼어 백46으로 움직였다. 구링이는 정말로 약이 올랐는지 흑47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짜릿짜릿한 급소입니다. 아픈데요."(백홍석)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받으면 흑은 2, 4로 계속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변쪽 백 2점이 위험하게 될 것이다. 이세돌은 백48로 상변부터 움직였다. "구링이의 배짱을 시험해볼 생각 같아."(윤현석) 참고도2의 흑1로 차단하면 어떻게 될까. 조한승9단은 백이 2에서 6으로 반격하면 흑도 겁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링이는 실전보의 흑49로 일단 굴복했다. 그것으로 만족하고 이세돌은 백50으로 얼른 보강했다. 하지만 흑51로 유연하게 한칸을 뛰자 백의 수습이 어려워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