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자 도로 돈 먹는 하마

`민자(民資) 고속도로는 돈 먹는 하마?` 제1호 민자고속도로인 신공항고속도로가 2년 동안 계속해서 1,000억원 이상의 국고가 지원되고 있는 가운데 개통 4개월 된 2호인 천안-논산간 민자고속도로도 500억원 이상의 정부 보조금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민자 사업 재검토 등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개통된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1일 평균 통행량은 2만6,000여대로, 당초 예상치(6만8,000여대)의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통 초기인 2만2,000여대(33%)보다 다소 나아진 상황이지만 기대치에 비해서는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매출목표도 당초 계획했던 1,138억원의 절반 가량인 600억원 대로 급감할 것으로 천안-논산 고속도로 운영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루평균 3억4,300만원의 통행료 수입이 발생해야 하지만 4월말 현재 1일 평균 1억3,000만원에 불과하다”며 “개통초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워낙 이 지역의 절대교통량이 부족해 올 한해 목표치의 50%를 넘기기도 빠듯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적자 분을 정부에서 고스란히 지원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 정부와 민자도로 사업자측은 협약을 통해 20년 동안 매년 연 매출목표의 9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국고에서 메워 주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12월말 결산 때 500억원 안팎의 정부 보조금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운영사측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01년 1,030억원, 2002년 1,060억원의 정부보조금이 지원, 확정된 신공항고속도로도 올해 역시 큰 폭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 관계자는 “협약서에 적시된 일 평균 예상 통행량은 12만대지만 최근 사스 영향 등으로 5만대도 되지 않는다”며 “올 매출 목표인 2,000억원을 달성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협약 당시의 예상치가 크게 빗나가면서 엄청난 혈세 낭비로 이어지자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천안논산 도로는 분석 초기부터 예측이 잘못된 것 같아 현재 재검토 작업에 착수해 원인과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민자사업이 서서히 궤도에 오르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관련기사



홍준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