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좀 풀린다 싶더니…올 2월까지 작년 두배12일 오전8시 인천국제공항 세관 내 수하물수취장소(Baggage Claim).
타이 방콕에서 출발한 여행객들의 가방 사이마다 골프백이 끊이지 않고 쏟아져나온다. 30~50대 남녀 중년층 골퍼들은 이들 백을 챙겨 유유히 사라진다.
이처럼 올들어 해외 원정 골퍼가 지난해보다 갑절이나 급증, 동남아 골프장은 한국인들로 북적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 한국인 골퍼로 넘쳐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의 베트남컨트리클럽. 골프장 여기저기에서 "사장님 굿샷"이라는 캐디들의 한국말이 튀어나온다.
한국에서 원정온 아줌마 부대들도 대거 눈에 띈다. 이곳의 골프장 이용료는 평일 기준 1인당 그린피 80달러(캐디피 포함), 장비임대 20달러, 카트 25달러. 골프채를 갖고 가서 걸어다니며 치면 10만원이 조금 넘게 드는 셈이다.
사회주의 국가라 골프료가 비싼 편인 베트남에 이 정도로 몰리는 형편이니 타이 등 골프료가 싼 다른 동남아국가는 말할 것도 없다.
실례로 타이의 그린피는 평일은 2만원 내외, 주말은 3만원 안팎이며 캐디피도 6,000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방콕에서 매일 출발하는 서울발 여객기에는 골프백들이 그득하다.
◇왜 이렇게 몰리나
일단 값이 국내에 비해 저렴하면서 관광을 겸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 부킹 전쟁을 겪는 국내에 비해 예약이 손쉬운 것도 한 요인이다.
국내 여행사들의 경우 타이나 필리핀ㆍ괌 등에서 골프를 2~3회(18홀 기준) 돌며 일부 관광을 겸하는 조건으로 항공료와 숙식비 포함, 보통 70만~90만원선(3박5일)을 받고 있다. 이는 국내 골프장이 그린피만 보통 12만~16만원 하는 것에 비해 '꿩먹고 알먹기'식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타이 정부는 골프장협회와 함께 '골프 파라다이스' 프로젝트를 최근 개시, 각종 이벤트 개발을 통해 한국 등 해외 골퍼유치에 적극 나섰다.
여행사인 마이투어와 여행투데이 관계자는 "원정 골퍼들은 타이와 필리핀을 비롯, 중국ㆍ괌ㆍ베트남ㆍ호주 등을 즐겨 찾는다"며 "일반 관광객보다 쇼핑 등 더 많은 경비를 쓰는 게 특징"고 말했다.
◇올해 골프외유 지난해보다 두배 폭증
올해 1~2월 인천국제공항 세관을 통해 골프채를 들고 나간 사람은 각 1만4,639명, 1만558명으로 총 2만5,000명이 넘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월 8,031명, 2월 5,524명)보다 무려 갑절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성태곤 관세청 특수통관과 사무관은 "다른 사람을 의식해 골프채를 들고 나가지 않고 현지에서 빌려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실제 골프관광객은 통계치의 두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