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공수정 목적의 난소 적출' 노성일씨 패소

법원 "시술 목적 속였거나 의학정보 미제공해 불법"

미즈메디병원이 세계 유일의 인공수정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고 난소 적출 시술을 받았다가 영구 불임 위기에 놓인 50대 여성이 이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을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인 끝에 손해배상을 받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5부(신수길 부장판사)는 재일동포 한모(52ㆍ여)씨와 장모씨 등 2명이 노성일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한씨에게 6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난소 적출은 피고가 진료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난소를 적출하면서 시술 목적과 필요성에 관해 원고를 적극적으로 속였거나 원고가 착오에 빠진 것을 알면서도 올바른 의학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볼 수밖에 없다. 이는 부당한 목적 하에 이뤄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과적 수술로 난소를 적출한 후 냉동보관하며 난자를 추출해 인공수정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될 가능성도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피고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또 "난소적출 당시 40대 중반 독신여성으로서 임신을 원했고 의학에는 문외한인원고가 자칫 영구 불임을 초래할 수 있는 난소 적출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경험칙상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강한 요구에 의해 난소 적출이 이뤄졌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는 일반적 의료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명시적 승낙을 의무기록에 남기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는데 적출 사실을 한 줄로 간단히 기재했을 뿐 이유나 필요성 등은 전혀 기록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난소를 적출하는 등 의사로서는 기대하기어려운 행위를 한 점, 원고의 신체 기능에 장애를 줘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준 점,인공수정의 권위자로 믿고 난소까지 적출해 준 피고로부터 속은 데 따른 정신적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위자료는 6천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장씨의 경우 불법 난소적출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한씨는 "일본에서 노씨의 명성을 듣고 입국해 내원했다 노씨가 세계에서 시도되지 않은 방법 중 난소 절제채취법이 있다고 속여 1998년 난소를 적출했지만 인공수정에 실패했다"며 정자 제공자 장씨와 함께 위자료 3억5천만원 및 항공료ㆍ숙박비 1억5천만원 등 5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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