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전주·인주·군산에 새 생산기지/공장도 「종합」탈피 종류별로 전문화/내수 172만대뿐… 수출개척 치열할듯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생산 4백만대 시대를 맞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현대 기아 대우(대우중공업 포함) 아시아 쌍룡 현대정공 삼성중공업 등 국내 완성차 7사의 자동차 생산능력(국내)은 모두 3백49만5천대. 그런데 각사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설비 확충을 완료하면서 올해 생산능력은 4백16만5천대로 19.2%가 늘어나게 됐다. 국내업계의 이같은 생산규모는 오는 2000년 까지 큰 변동없이 지속된다. 이같은 양적팽창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생산기지의 다변화. 그동안 울산, 아산, 광주 등 몇몇지역에서 부산, 인주, 전주, 군산 등지로 다변화 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연산 30만대 규모의 아산 인주공장의 가동에 들어갔고, 대우자동차도 비슷한 시기에 군산에 30만대 규모의 승용차공장의 문을 열고 에스페로 후속모델인 「누비라」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쌍용이 연산 5만대 규모의 중대형 승용차 라인을 평택공장에 설치, 올 10월부터 국내공급에 들어가며, 연산 8만대인 무쏘와 코란도 생산규모도 10만대로 늘렸다. 자동차산업의 연륜이 깊어가면서 모든 차량을 생산하던 종합종장을 탈피, 차종별 전용공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 인주공장은 쏘나타급의 중형차 전용생산공장이며 전주공장은 중대형상용차 공장이다. 대우 군산공장도 대형트럭 1만4천대를 제외하면 준중형 차 전문공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자동차 생산능력은 내년에 더 늘어난다.
각사가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현재 부산 신호공단에 연산 8만대의 승용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자동차가 증설경쟁에 가세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해외공장의 생산량까지 합하면 95년 캐나다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생산 5위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이 바야흐로 탄탄한 입지를 굳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으로 채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 국내 내수규모는 기껏 1백72만대. 나머지는 당연히 수출로 소화해야 되나 해외시장도 각국의 통상압력 파고가 높아지고 있어 그리 만만치 않다. 그만큼 각사가 국내외에서 벌이는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얘기다.
2000년을 3년 앞둔 올해. 한국산업의 버팀목으로 성장해온 자동차산업이 4백만대 캐퍼와 지역다변화 시대를 맞아 한국경제사에 어떤 그림을 그릴 지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정승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