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소액주주, 론스타 무배당에 반발
"론스타의 세금회피.매각이익 확대 포석"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외환은행[004940] 주주총회를 닷새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무배당 원칙에 집단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대와 4대 주주인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도 소액주주들과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이라 배당문제가 주총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소액 주주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외환은행이 무배당 입장을 고수하자 상당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주주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9천293억원 가운데 손실을 빼고 외환은행이 배당할 수 있는 금액은 9천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는 데는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론스타의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배당 차익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내부유보를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높여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배당평균성향이 10.1%인 점을 감안할 때 50.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론스타는 배당으로 985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으나, 150억원 수준인 배당소득세를 제하면 835억원만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유보에 따른 외환은행 주가 상승으로 얻는 매각차익이 훨씬 커 배당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 4억5천700만주를 갖고 있어 외환은행 주가가 200원만올라도 914억원을 얻을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예전에 정부가 외환은행 대주주일때 소액주주들에 대해서는 배당때 더 배려해준 경험을 살려 론스타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에게는 배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소액주주는 "4조5천억원대 차익을 얻을 론스타가 배당을 받지않고 싶으면 자신만 포기하고 다른 소액주주들에게는 배당을 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주총때 참석하기 어려운 형편이나, 다른 주주들은 참석해 항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론스타로서는 외환은행 매각 가격도 높이고 여론 악화도완화시킬 수 있는 무배당을 꺼릴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론스타가 이사회와 경영진을 틀어쥐고 있어 단 몇만원이라도 배당을 받으려는 소액주주들은 철저히 배제되는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작년 결산 결과 다소 배당 여력이 생기기는했으나, 내년부터 바젤2 협약에 따라 신용위험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되는 사정"이라며 "무배당은 론스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올해 은행 자체적 영업 성장을 위한자본력 확충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도 배당을 요구할 예정이라 주총때 상당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이 이처럼 크게 나면서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소액주주의 입장과 같이 해 배당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도 "배당문제가 안건에 있는 만큼 론스타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의의견을 들어보고 검토할 것"이라며 "지난 97년 이후 한번도 배당이 없었던 데다 올해는 배당 여력도 생겨 소액주주들과 입장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환은행 지분은 50.53%의 지분율로 대주주인 론스타를 제외하고 수출입은행이 13.87%, 코메르츠방크와 한은이 6.48%와 6.12%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약 23% 수준이다.
한편 외환은행은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무배당과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 등 안건을 결의할 내용이다.
입력시간 : 2006/03/2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