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대출의 늪'에서 벗어난 일본 은행들이 해외공략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합병한 일본 최대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산하 소비자금융업체인 아콤이 인도네시아의 소형 은행 뱅크누산타라파라얀간(BNP)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는 90년대초 부동산 거품 붕괴 등에 따른 부실채권 정리 문제로 10년 이상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온 일본은행이 처음으로 해외은행 인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지난 2005년 10월 합병 이후 해외진출을 모색해왔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에 1억8,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인도 ICIC은행과 인수합병(M&A)와 기업금융 및 자산운용업무를 담당할 합작 투자은행을 설립한다는 계획 아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미국 유니온뱅크오브캘리포니아를 소유한 유니온뱅크칼의 지분 62.59%를 보유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콤 역시 지난해 태국의 타이그룹과 설립한 합작은행 '이지바이'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인수를 추진중인 인도네시아 BNP는 자산규모가 3억1,100만달러에 불과한 소형은행이지만, 인수에 성공하면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도약으로 해석된다. 지난 몇 년간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운 일본은행들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자국 시장을 벗어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아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인구 대국으로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 소비자금융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과 증권회사 등 대형 금융기관들도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다이이치 뮤추얼 생명보험은 인도 생명보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국영 인도은행과 협상 중이다. 또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도 이달 SBI캐피털 마켓과 인도기업에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