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소리와 정치


"대개 음악은 정치와 통하는 것으로써 풍속을 바로잡고 교화를 통해 세상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중국 진(秦)나라 때 편찬된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음악이 나라의 정치와 백성의 교화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유가(儒家)의 생각이 잘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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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음악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은 오랫동안 동양적 사고를 지배해왔다. 우리의 '삼국유사(三國遺事)' 신문왕(神文王) 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만파식적(萬波息笛)'의 고사(故事)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제31대 신문왕이 선왕인 문무왕을 위해 동해 바닷가에 감은사(感恩寺)라는 절을 지었다. 이듬해인 682년 5월 "동해 가운데 한 작은 산이 감은사를 향해 떠내려와 파도가 노는 대로 왔다갔다 한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왕이 이상히 여겨 천문관에게 물어보니 해변으로 나가보면 큰 보물을 얻을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왕이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 바다 위 물체를 보니 거북 등처럼 생긴 산 위에 대막대기 한 개가 있어 낮에는 둘이 됐다가 밤에는 하나로 합쳐졌다.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으로 들어가자 용(龍)이 검정 옥대를 가져와 바쳤다. 그러면서 "갸륵한 임금이 소리로서 천하를 다스릴 좋은 징조다. 왕이 이 대를 가져다 젓대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왕의 행차가 돌아와 대를 가지고 젓대를 만들어 잘 간직했는데 이 젓대를 불면 적군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가 개고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잦아졌다. 그래서 이를 '거센 물결을 잠재우는 젓대(萬波息笛)'라고 불렀다.

△본 칼럼란이 세상의 소리를 제대로 전함으로써 사회발전과 국민 행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만파식적'으로 새로 정했다. 보다 좋은 글과 내용으로 세상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종전의 '더블 클릭' 못지않게 독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이신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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