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왕따 소년·화장벽 소녀·폭력학생… 문제는 어른이야!

■ 감정코치K 1·2 (최성애·조벽 원작 및 감수, 이진 글, 재수 그림, 해냄 펴냄)

사고치는 아이들 근원은 우리들에게 있지 않을까

청소년 전문가 말하는 현실 직시한 힐링 만화

양육 방치·기대·압력 등 가정·학교가 문제 불러




우리 아이들이 '사고'를 친다. 왜 그럴까. '요즘 애들은 안돼!'라는 식으로 쉽게 말하고 포기할 수도 없다. 우리들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고를 치는 아이들은 어느 시대나, 어느 지역이나 있다. 어른들은 어떤 행동이 '말썽'이라고 일단 비난하고 보지만 애들에게는 애들만의 세계가 있는 법이다. 오히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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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감정코치K'는 어른들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게 한다. 청소년들의 현실상에 가까이 다가가려 애쓴 심리치유서가 나왔다. 그리고 만화 형식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감정코칭'라는 방식을 전면에 내세운 상담 전문가 최성애·조벽 두 사람의 오랜 기간의 상담 노하우와 경험이 담긴 청소년 심리치유 만화 '감정코칭 K' 1·2권이 도서출판 해냄을 통해 출간됐다. '감정코칭'이란 이름 그대로 상담자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하되 행동에는 제한을 주는 심리기법을 말한다. 특히 뇌와 신체의 급격한 발달로 몸과 마음이 불안정한 청소년들은 감정코칭을 통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며 긍정적인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는 취지다. 아동심리학자 하임 기너트 박사가 창시했으며 존 가트맨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심리학)가 체계화했다. 최성애·조벽과 함께 장편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의 청소년 작가 이진이 스토리 작업을 맡고, 국제디지털만화공모전 대상 수상 작가인 재수가 그림을 그렸다. 내용은 감정코치 K라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학교를 찾아가 이들을 해결한다는 설정 아래 문제 학생들의 치유 과정을 담은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투명인간이 되어가는 왕따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 셀로판'과 진한 화장벽이 있는 소녀의 문제를 그린 '진짜 얼굴, 가짜 얼굴' 등 각각의 일화들은 아이들의 실제 욕설과 은어, 행동들을 그대로 담아 현실 그대로를 보여준다. 교육용 책에서 일견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장면들이지만 문제를 직시해야만 풀어낼 수 있다는 정공법에 기대고 있다. 매회를 읽을 때마다 똑같은 패턴을 느낄 수 있다. 문제 아이가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문제 아이 뒤에는 꼭 문제인 부모가 있다.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삶에 지쳐서 아이들의 양육을 방치한다든지다. 아니면 지나친 기대와 압력으로 아이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나쁜 어른들도 나온다. 교사라고 해서 중립적이지는 않다. 시험성적을 가지고 차별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폭력교사가 폭력학생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이미 고전에 속한다. 학교 문제가 아이들 수준에서만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과 학교 모두에서 얽힌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나아가서 사회구조 자체가 모순을 잉태하고 있다. 학생들보다는 학부모나 교사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다. 각권 1만1,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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