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우리나라를 위안화 허브로 키우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가뜩이나 낮은 수출기업들의 위안화 결제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수출기업들이 위안화 결제를 늘려 국내에서 풀어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도 원활히 운영이 될 텐데, 이런 기대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셈이다.
22일 한국은행의 ‘3·4분기 중 결제통화별 수출입’을 보면 수출기업의 위안화 결제액은 6억 84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8%나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에서의 위안화 결제 비중도 0.4%로 0.1%포인트 줄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에서 위안화로 결제한 금액 역시 쪼그라들었다. 지난 분기 6억 16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8.2% 감소했으며 대중국 수출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1.6%로 0.3%포인트 후퇴했다. 김민우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위안화로 수출대금을 결제하던 기업들의 수출액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연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출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가 줄어든 것은 악재다. 기업들이 위안화로 대금을 받아 국내에서 풀어야 직거래 시장도 원활히 운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수입업체들의 위안화 결제액은 증가했다. 지난 분기 위안화로 결제된 수입액은 2억 2,540만달러로 2?4분기에 비해 17.7% 늘었다. 전체 수입액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0.2%로 전분기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3·4분기 수출의 달러화 결제 비중은 86.2%로 2·4분기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수출의 달러화 결제 비중은 지난해 4·4분기 84.6%에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수입에서 달러화 결제 비중도 84.5%로 전분기보다 0.6%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