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유선통신시장이 후발 사업자의 잇따른 사업확대와 신규서비스 진출로 가입자 유치전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특히 이들 사업자들은 대부분 차세대 사업보다는 이미 시장 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유선전화ㆍ초고속인터넷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자칫 제살깎기식 과열경쟁이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통신은 14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ㆍRO(중계유선방송사업자)를 보유한 중앙MSO와 제휴, 오는 7월부터 초고속인터넷과 케이블방송, 인터넷전화(VoIP)를 묶은 결합(번들ㆍBundle)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의 이 같은 행보는 제휴를 통해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망을 확충하고 통신ㆍ방송융합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사실상 독점 상태인 유선전화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통신3강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주무 부처인 정통부로부터 시내전화사업 허가를 받은 데이콤 역시 오는 10월 시범서비스를 거쳐 내년 초부터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시내전화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
그동안 국제전화 시장에 주력해온 SK텔링크도 최근 시외전화사업 허가를 받아 조만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조용했던 유선통신시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내전화는 KTㆍ하나로 외에 데이콤이 가세, 3사 경쟁체제로, 시외전화 역시 KTㆍ데이콤ㆍ온세통신 외에 하나로ㆍSK텔링크 등 5사가 치열한 가입자 유치경쟁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후발 업체들의 잇따른 사업확대는 가뜩이나 가입자 포화와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선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시내전화의 경우 지난 2002년말 2,349만 명이던 가입자가 올 4월말에는 2,284만명으로 2.7%나 줄어들었다. 초고속인터넷 역시 같은 기간동안 가입자 증가율이 10%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대 사업자인 KT는 시내전화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조1,329억원으로 전년동기(1조2,326억원)보다 0.3% 감소하는 등 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8% 늘어나는데 그쳤다. 후발 사업자들 역시 매출증가율이 미미한 증가세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등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업체들의 사업영역 확대가 전화ㆍ초고속인터넷 등 기존 사업분야에 머물고 있는 것은 대규모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투자로 단기 매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신사업 개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