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그늘이 서울 대규모 서민 아파트 단지내 상가 분양에까지 드리워졌다. 서민 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미분양 단지내 상가를 최초 분양가 대비 최고 70% 할인 분양하며 재고 정리에 나섰다. SH공사가 그 동안 서울 시내 상가 중 미분양 물량을 20% 안팎으로 할인 분양한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최고 70%의 할인된 분양가격에 무려 98개 상가가 무더기로 '덤핑 판매' 물량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H공사는 17일 은평뉴타운ㆍ왕십리 모노퍼스ㆍ발산 5ㆍ7단지 등 아파트단지 내 상가 98개를 최초 분양가 대비 최고 70% 할인 분양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분양되는 일부 상가는 최초 분양가와 비교해 반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파격적이라는 분위기다. 실제 발산 5ㆍ7단지의 마곡수명산파크는 계약면적 27~80㎡ 상가가 1,500만~1억300만원 선에 분양된다. 이는 최초 분양가 대비 69.9% 할인된 가격이라고 SH공사 측은 설명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뉴타운인 은평3지구와 은평2지구도 각각 33개와 22개 상가가 할인 분양된다. 은평3지구에는 금호어울림ㆍ현대힐스테이트 내에 계약면적 40~184㎡ 상가 33곳이 8,375만~4억1,904만원에 분양되고, 은평 2지구에는 두산위브ㆍ동부센트레빌 등에 계약면적 38~149㎡ 상가 22개가 분양가 대비 20~30% 할인 제공된다. 신정3지구와 상계장암지구도 14개의 상가가 할인 분양된다. 신정3지구 1ㆍ2단지에는 계약면적 69~146㎡의 상가가 9,484만~1억8,642만원에 분양된다. 마천지구와 발산지구, 왕십리 모노퍼스에도 11곳의 상가가 6,824만~17억351만원에 각각 할인 분양된다. 이번에 분양되는 상가의 분양 예정가격은 1,500만원에서 17억300만원으로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입찰되며, 계약시 계약금의 20%를 납입하고 오는 12월 19일까지 잔금 80%를 지급하면 된다. 입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를 이용한 전자 입찰방식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상가 할인분양은 국민임대주택(30년 임대)과 시프트(장기전세주택ㆍ20년 임대)와 같이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SH공사의 아파트 단지내 상가 미분양 물량을 할인 분양한 것이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깊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주택에 이어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도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H공사의 상가 대규모 할인 분양에 대해 전문가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SH공사가 서민아파트 중심인 단지내 상가 분양가를 주변 시세에 맞춰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가 미분양되면 나중에 '디스카운드'해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아파트상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비교했을 때 SH공사가 분양하는 상가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는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소비수준이 민간 아파트에 비해 낮은데 따른 상가 미분양 사태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H공사 관계자는 "아파트 내의 상가가 미분양돼 최대 70% 할인 분양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것을 반영해 할인율을 높였을 뿐이지 소득수준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