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근로자 임금·권익 높일것"
노동계약법 연내시행 재확인…진출 한국기업 '비상'전인대 기자회견서 강조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중국 고위 관료들이 연이어 근로자들의 노동조건을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노동계약법'의 연내 입법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이 추가 부담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을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톈청핑(田成平) 중국 노동사회보장부 부장(장관급)은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올해 노동정책의 중점을 근로자의 권익을 강화하고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두겠다"고 말해 지난 11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노동계약법 연내 시행계획을 재확인했다.
톈 부장은 또 "정부는 근로자 권익 향상을 위해 임금체불을 강력히 억제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며 사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한 뒤 특히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끊임없이 올라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약법은 2005년 12월 초안 발의 이후 지난해 12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2차 심의가 통과됐다.
초안은 회사의 경영악화 등으로 20명 이상 혹은 20명이 안되더라도 전체 직원의 10% 이상을 감원하게 될 경우 30일 전에 공회(노동조합) 또는 전체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감원 내용을 노동행정 부문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근로계약에 있어서는 근로자가 근무를 시작한 지 1개월 내 회사 측은 서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1개월이 지났는데도 서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 두 배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노동조합의 권한 강화 ▦계약기간의 장기화 ▦파견근로자 권익보호 강화 ▦퇴직금 지불 의무화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기업의 인건비 및 노무관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 사무소장은 "노동계약법이 입법화되면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도 하지만 당장 많은 기업들이 '위법'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서 "특히 외자기업들의 경우 늘 중국 당국의 불시단속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불확실성의 공포'라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대는 이밖에도 올해 안에 취업촉진법과 사회보험법, 노동쟁의조정 중재법, 반독점법, 국유자산법, 순환경제법 등 외자기업들에 부담이 되는 법안들을 제정할 계획이어서 '반(反)기업법'에 대한 '불확실성 공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기업소득세법에 한국 기업들을 비롯한 외자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인대 회기에 처리될 이 법안은 그 동안 평균 33% 세율이 적용됐던 중국기업과 평균 15%를 적용받았던 외자기업의 소득세 세율을 25%로 단일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외국계 기업의 경우 10%포인트 이상의 세율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돼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4만개를 포함한 50만개의 외자기업은 연간 410억위안(약 5조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전인대는 사유재산 권한을 법률로 보장하는 물권법을 이번 회기에 처리한다는 방침 아래 ▦물권법과 담보법이 상충할 경우 물권법을 우선 적용하고 ▦부동산ㆍ동산 훼손 때 원상복구 청구권을 부여하는 등의 60개 법 조항을 세부 조정했다.
입력시간 : 2007/03/13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