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이 사람]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

'BBK 수사' 총지휘 국민들 시선엔 부담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53)은 참 ‘운’이 없다. 그가 담당했던 주요 사건마다 ‘축소수사’ 시비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용호 게이트’ 수사가 대표적이다. 당시 검찰은 수개월의 수사끝에 중간수가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치권 등선 축소수사 의혹을 연일 제기하며 특검 도입을 추진했다. 당시 명 지검장은 “특검이 아니라 특검 할아비가 와도 더 나오는 게 없다”며 검찰을 옹호했다. 이 발언으로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수사 실무를 책임지며, 요직 승진 ‘1순위’로 꼽혔던 명 지검장은 곤욕을 치뤘고, 결국 인천지검 1차장으로 전보됐다. 7년뒤 명 지검장 앞에 놓인 것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연루의혹이 제기됐던 이른바 ‘BBK 사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터라 민감할 대로 민감한 사건이다. 명 지검장은 이번 사건을 지휘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무혐의 결과를 발표했다. BBK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지만, 정치권에선 검찰의 수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어 명 지검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명 지검장은 “운이 참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명 지검장이 처음부터 수사를 지휘하진 않았지만,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부임해 이 같은 구설에서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명 지검장은 BBK 사건 수사가 한창 수사 중이던 지난달 26일 취임했다. 검사 생활 25년차의 베테랑이지만 명 지검장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명 지검장은 취임 첫 일성으로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민들이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하며 진실을 호도한다고 비춰지면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수사팀을 독려했다. 또 대선 관련 사건에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면서 공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정공법’을 강조하기도 했다. 온화한 성품에 균형감각까지 갖췄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고, 기아그룹 비리 사건이나 이신행 전 의원의 비자금 조성 사건 등에 굵직한 수사를 잘 처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명 지검장이, 이번 BBK 축소수사 논란을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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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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