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선물옵션거래 주문 실수… 한맥투자증권 400억대 손실

한맥투자증권이 선물옵션거래에서 대규모 주문 실수로 최대 200억원대의 손실을 떠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거래는 고객 돈을 받아 운용하는 위탁계좌가 아니라 증권사 고유계좌와 외국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에 따른 모든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 콜·풋옵션 거래에서 일부 종목의 매물이 상한가와 하한가에서 쏟아지며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콜옵션은 215~250까지, 풋옵션은 270~287.5까지 거래가 상하한가에서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은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를 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맥투자증권의 차익거래시스템이 주문 시세를 잘 못 읽어 대량 주문 실수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 파생상품담당 연구원은 "한맥투자증권의 시스템에서 상한가에서 일부 옵션종목을 사고 하한가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일이 발생했다"며 "1개 옵션당 최고 3,500만원에 체결되기도 했고 1개 주문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옵션들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문 실수로 한맥투자증권이 약 200억원대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직 정확한 손실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거래소에서도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이번 주문은 거래가 잘되지 않는 일부 종목에 터무니없는 호가를 뿌리는 이른바 '낚시 호가'에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를 내며 피해를 본 것"이라며 "정확한 손실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실수가 고객의 위탁계좌가 아닌 증권사 고유계좌를 통해 체결됐기 때문에 착오거래에 따른 주 문취소가 어려워 회사가 존폐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맥투자증권의 올해 3월 기준 자본금은 268억원이다. 피해금액을 못 낼 경우 한맥투자증권은 회사 청산을 통해 거래소에 손실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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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는 "착오거래 구제의 경우 시장 왜곡으로 발생한 현저한 가격 급등락을 제외하면 주문을 체결한 매도자와 매수자가 합의를 보고 거래소에 서류를 제출해야 주문이 취소된다"며 "하지만 이번 거래는 한맥투자증권의 고유계좌와 불특정다수의 외국인들과 주문이 체결돼 합의를 못하고 증권사가 손실을 감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맥투자증권이 이날 주문 실수로 손실을 본 금액은 내일 오후4시까지 거래소에 납입해야 한다. 납입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가 결제준비금으로 이를 대신 납입하고 한맥투자증권에 구상권을 청구한다. 구상권을 청구하면 한맥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청산을 통해 거래소에 납입 자금을 갚아야 한다.

올들어 지난 6월에도 KTB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를 내 100억원대의 손해를 봤고 9월에는 외국계 증권사 CLSA의 주문 실수로 현대하이스코와 KB금융이 상하한가를 번갈아 기록하기도 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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