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우·관객 합동 어린이 극 '호평'

배우·관객 합동 어린이 극 '호평' 제대로 된 어린이 연극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의 어린이 연극 전문극단 가제노코 큐슈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얘들아 놀자!'는 그런 면에서 하나의 답을 제시해 주는 무대다. '얘들아 놀자!'는 한마디로 아이들과 하나가 돼 신나게 노는 작품. 지난 96년 서울 국제 어린이 공연 예술제에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99년 앙콜 무대에 섰던 이 극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공연이다. '얘들아 놀자!'에는 여자 배우 1명과 남자 배우 2명 등 총 3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일본인 배우의 연극에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싶지만 배우들은 모두 한국어 교사를 두고 우리말을 배워 순 우리말로 극을 진행한다. 물론 이는 이들의 남다른 열의에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은 극 특성이 어우러진 결과다. 무대는 전통놀이와 인형극, 그림자 극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순서들로 꾸며진다. 손으로 펼치는 그림자극, 전통 우화를 소재로 한 인형극, 대나무 잠자리 인형극, 줄과 공을 이용한 놀이 연극 등 극의 소재는 대부분 생활 주변에서 따왔다. 작품구조 역시 어린이들이 직접 배우와 함께 극을 만들어 나가는 형식이다. 친근감있고 창의적인 무대인 셈이다. 여러 전통 놀이와 전래동요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들이 모두 큐슈지방의 것들이라는 점이다. 극단 관계자는 "근래 거리에선 또래끼리 무리지어 노는 어린이들 모습이 보기 힘들다"며 "전통 예능공연과 향토민화를 올려 과거와 현재를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가제노코 극단은 50년 창단된 일본의 대표적인 아동 청소년 연극 전문 단체로 이번에 공연하는 이들은 59년부터 큐슈에서 공연을 펼쳐 온 큐슈지부 팀이다. '어린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모토처럼 이들은 그간 여러 작은 섬과 산간 부락, 아시아 각국과 미국 유럽 등지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를 상대로 매년 평균 550회~600회 공연을 해 왔다.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연극이 아니라 어린이와 함께 참여하는 극.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종일관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독특한 연기법. 이 모두가 잊혀져 가는 전통 및 구전동요의 자연스런 계승시도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는 게 공연을 본 관객들의 평이다. 김희원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