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총의 한 관계자는 "회창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은 기업인들이 현재까지 경총 회장직을 맡는 것을 전부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정 기간 회장 공백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경총이 차기 회장을 찾는 데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재계의 편에 서서 노동계와 맞서 거친 노사현안을 다뤄야 하는 경총 회장직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기업인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수영 전 회장이 2010년 2월 사퇴한 후 이희범 회장이 취임하기까지 7개월가량 공백 사태가 벌어졌으며 2대 회장이었던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경총 회장 자리는 1년 넘게 비어 있었다.
이 같은 속성 때문에 지난 1970년 출범 이후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역대 회장은 총 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총 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이기 때문에 공석이 되더라도 부회장이 사무국 운영 등을 맡고 5단체장 모임 등에도 대리 출석하게 된다.
경총 관계자는 "회장이 없어도 현안을 처리하고 노동계와 입장을 조율하는 데 당장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회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외적 위상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경총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2년 2월 총회에서 2년 임기로 재선임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LG상사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임명돼 업무를 겸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6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이달 27일 열리는 정기총회까지만 회장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