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천 남동구의회 전자투표 도입/내년부터 버튼 하나로

◎결과 모니터 즉시공개 “비밀보장”곳곳서 문의투표의 생명은 비밀보장에 있다. 그럴 때만 유권자의 선택이 보호된다. 그게 민주주의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가 이런 원칙을 깨는 모습이 왕왕 눈에 띈다. 손을 드는 방식으로 의결, 비밀주의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의회 의원들은 내년부터 「손을 들어」 자신의 의사를 모든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최근 비밀을 보장하면서도 각종 사안을 효과적으로 의결할 수 있는 전자투표시스템(일명 라미오시스템)을 구축, 내년부터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동구의회 본회의장에는 전면에 의장석이 있다. 또 이를 마주보고 30개의 의원자리가 있다. 각각의 자리에는 「라미오」라는 전자 표결기가 있고 이들은 서로 통신망으로 연결돼 있다. 의원들은 안건이 상정될 때마다 전자표결기에 있는 버튼을 눌러 찬·반 또는 기권 등의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 의원들의 투표결과는 통신망을 통해 중앙컴퓨터에서 집계되고 의장석과 회의장 전면에 부착된 25인치 모니터를 통해 공개된다. 의원들은 무슨 선택을 하든 비밀을 보장받고 즉각 투표결과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탑컴(대표 이정훈)이라는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가 개발, TV의 각종 퀴즈프로그램 등에서 참가 연예인들이 버튼을 눌러 정답을 선택할 때 사용한 것으로 이미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라미오시스템은 남동구의회 말고도 삼성그룹 인력개발원 국제경영연구소, LG전자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 서울대학교 등 현재 10여곳에 설치돼 있다. 이사장은 『남동구의회는 2천만원대에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최근 다른 시·도 의회에서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동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도 『그간 의회는 「멱살잡이」 등의 오명을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전자투표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투표문화의 선진화는 물론 의회의 품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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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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