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동우 회장 vs 신상훈 전 사장, 또 정면 충돌 … 신한 사태 재연되나

●한동우 회장

"신한은행 죽은 조직" 신 전 사장 인터뷰에 "반성해야" 직격탄

●신상훈 전 사장

"가해자도 피해자도 구분 못하고 있다… 진상규명부터 해야""

"겸허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VS "신한금융은 죽은 조직이다."(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지난해 12월 말 열린 2심 최종공판으로 법리적 공방의 8부 능선을 지난 '신한 사태'가 새로운 버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2,000만원 벌금형으로 법적 부담을 크게 덜어낸 신 전 사장이 신한금융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한 회장이 신 전 사장에게 "반성해야 한다"는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신한 사태의 악령을 간신히 벗어나는 듯하더니 다시 한번 충돌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 회장은 9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신한 사태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분명한 것은 신한 사태는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고객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신한답지 못하다는 사실"이라며 "이런 점을 느끼고 반성해야 하고 신한 사태의 해결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의 발언은 관계자 전원을 타깃으로 잡은 모양새였지만 사실상 신 전 사장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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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장은 "신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들의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서로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르다는 식의 응징보다는 먼저 화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이어 "지난 3일 (신 전 사장을) 만나 얘기를 해보니 솔직히 (신한 사태에 대한) 생각의 온도 차이를 느꼈다"며 "앞으로도 갈 길이 멀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신 전 사장과의 만남 이후 침묵을 지키던 한 회장이 이처럼 입장을 바꿔 직접적 비판을 가한 것은 신 전 사장의 인터뷰가 발단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사장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신한금융은 죽은 조직이다" "지금처럼 해서는 신한의 미래는 없다"는 등의 직설적인 비판을 가했다.

신 전 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3일 한 회장을 만났을 때 재판 결과와 관련해 나에게 어떤 위로도 하지 않았다"며 "의미 있는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신 전 사장은 이어 "라응찬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고 하지만 현 경영진을 보면 모두가 라 전 회장 쪽 사람들"이라며 "현재 신한금융은 죽은 조직으로 이런 상태에서는 제2의 신상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과 신 전 사장 간의 생각의 차이가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한 회장의 집권2기 전략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오는 22일로 예정된 신한금융그룹 정기인사는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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