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은행, 가계·대기업 대출축소

3분기 BIS비율 9.5% 불과 연말까지 中企 대출만 외환은행이 금융당국의 지도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를 맞추기 위해 가계와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억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자산 증가를 인위적으로 막아 재무지표를 맞추는 이 같은 긴급대책을 지속할 경우 영업기반이 약화돼 합병 등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다른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지난 3ㆍ4분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4~9.5%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위험가중 자산이 약 3조원 가량 늘었지만 기본자본의 증가로 인해 자기자본비율이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그러나 지금 같은 추세로 자산이 늘어나면 자기자본비율을 연말까지 당국의 지도기준인 10%로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 등을 통해 가계와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기로 했다. 4ㆍ4분기에는 중소기업 대출만 정상적으로 실시, 자산을 약 1조원만 늘릴 방침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올 3ㆍ4분기에만 1조2,143억원이 늘었지만 4ㆍ4분기에는 거의 절반수준으로 증가폭을 줄일 계획"이라며 "정부의 가계대출 대책에 부응하는 한편 자기자본비율도 높이기 위해 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정도 올리고 각 지점장이 가지고 있던 '금리 감면 전결권'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 본점에서 지점으로 대출하는 자금의 금리를 낮춰 영업점의 대출마진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대기업에 대한 대출도 억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여신심사를 강화해 전망이 나쁜 업종의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대출잔액을 줄이고 있다"며 "또 SKㆍLGㆍ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은행 자기자본비율의 25% 이내로 줄여 대기업 대출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이 영업을 인위적으로 축소, 영업기반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산규모가 계속 커져야 은행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자산증가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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