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벌타 위기 넘긴 글로버 '짜릿한 우승'


정규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루카스 글로버(32ㆍ미국)가 왼쪽 러프 지역에서 두번째 샷을 하려는 순간 볼이 경사면을 타고 스르르 굴러 내려갔다. 하지만 다행히 퍼터헤드가 지면에 닿지 않은 것으로 인정돼 1벌타를 면했다. 골프규칙 18-2조 b항은 ‘어드레스한 후에 볼이 움직인 경우 플레이어가 볼을 움직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칙 2장은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고 클럽을 땅에 댔을 때 어드레스를 취한 것으로 본다. 글로버는 이 홀에서 파를 지켜낸 덕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글로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2ㆍ7,44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조너선 버드(33ㆍ미국)와 동률을 이룬 뒤 첫번째 연장전에서 보기를 범한 버드를 제쳤다. 올 시즌 들어 ‘움직인 볼’ 규정이 유난히 선수들을 괴롭힌 가운데 글로버는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될 뻔한 고비를 운좋게 넘겼다. 지난주 취리히 클래식에서는 웹 심슨(미국)이 퍼트를 하기 전 볼이 움직인 바람에 1벌타를 받아 연장전 끝에 패했고 8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대현(23ㆍ하이트)도 같은 이유로 벌타를 받았다. 이 규정은 바람이나 중력에 의해 볼이 저절로 움직인 경우에 대한 벌타 면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날 3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해 클림슨대학 동문 버드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친 글로버는 PGA 투어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2009년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우승했던 그는 지난해 ‘톱10’에 단 한 차례 진입하는 부진에 빠졌다. 최근 이혼의 아픔까지 겪은 글로버는 어머니날에 어머니와 함께 감격을 만끽했다. 우승상금은 115만2,000달러. 마지막 홀 버디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던 버드는 개막전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이은 시즌 2승 도전이 좌절됐다. 다시 한번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 재미교포 케빈 나(28ㆍ한국명 나상욱)는 단독 5위(12언더파)를 기록, 시즌 4번째 ‘톱10’ 입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편 공동 9위로 마감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배꼽 티샷’ 논란을 일으켰지만 벌타 없이 넘어갔다. 13번홀에서 티잉그라운드보다 앞에 볼을 놓고 쳤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비디오 판독 등에서 명확한 위반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2벌타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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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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