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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정수보다는 승부수를

제7보(71∼86)<br>○박정환 4단 ●김지석 6단<제14기박카스배천원전결승5번기제3국>



조한승9단이 최철한9단을 3대2로 제압하고 새로운 조국수가 되었다는 얘기는 앞서 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실전보를 자세히 검토한 고수들의 일치된 의견은 최종 단계에서 최철한이 역전패를 당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조한승의 1집반 승리였는데 최철한이 순조롭게 끝내기를 했더라면 그의 반집 승리였다는 분석이었다. 최철한은 이겨 있는 바둑을 공연히 패를 고집하다가 역전당한 것이다. 끝내기가 치밀하기로 소문난 최철한이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 원인이 무엇일까. "그건 최철한이 군대를 갔다오지 않아서일 거야." 이것이 어느 기자의 말이었다. 비록 입대한 지 3개월만에 제대했지만 조한승은 군대를 다녀왔다. 군대정신을 확실하게 주입받고 돌아왔다. 그것이 이번에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그 기자의 견해였다. 반쯤 농담삼아 말한 것이지만 그게 진실처럼 들린 것은 무슨 까닭인지…. 흑77은 부분적으로 정수가 분명하다. 이 방면을 백에게 선제공격당하면 흑대마가 휘청거릴 공산이 매우 크다. 그렇긴 하지만 백78이 놓이자 백의 실리가 흑을 압도하게 되었다. 흑77로는 참고도1의 흑1에 침입하는 것이 승부수였다. 백2면 흑3으로 달아나면서 백 한 점을 크게 위협한다. 이 코스였으면 아직 흑도 조금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흑79 역시 부분적으로는 정수지만 한가한 착상이었다. 참고도2의 흑1로 두어 백2의 공격을 유도하는 것이 프로다운 착상이었다. 이 코스라면 흑이 A의 침입을 노릴 수 있으므로 실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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