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적조와 황토

우리나라 해안에 매년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어민들과 수산관계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다. 적조현상이 그 것이다. 적조는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수온 등 환경이 알맞으면 바다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색소 때문에 바다가 붉은색이나 적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적조현상은 삼국사기와 이조실록에도 적조가 발생, 수산생물을 폐사시킨 기록이 있는 일종의 자연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옛날에 비해 최근에 발생해역이 넓어지고, 지속기간이 길어지며 매년 어김없이 발생해 양식어장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육상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오염물질이 증가함에 따라 악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적조생물이 다양하게 출현해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되돌려받는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겠다. 양식어장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적조로부터 우리의 해안과 어장을 보호하는 방법은 적조생물의 대량번식 원인이 되는 부영양 물질을 줄이는 길이다. 이를 위해 육상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폐수를 줄이고 정화시켜야 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어장 주변엔 황토를 살포, 적조생물이 어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일부에선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아직도 황토 살포에 의존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황토의 어떤 성분이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여기서 상세히 밝히기 어려우나 황토의 입자는 적조생물에 흡착해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며,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적조방제 대책으로 이용되고 있다. 황토를 이용한 적조방제법은 국제학술회의에서 외국 과학자들도 그 효능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ㆍ일본에서도 황토살포법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5년 적조로 760억원 규모의 양식어장 피해를 입자 96년부터 황토를 살포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늘날 지표면의 10%를 덮고 있으며 중국대륙에서 수십만년 동안 날아온 황사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우리나라의 황토가 적조방제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은 퍽 흥미로운 일이다. /유정석<해양수산부 차관>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