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4일 교원정년을 63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신축적인 입장을 밝힘으로써 오는 29일로 예정된 본회의 처리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이재오 한나라당 총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원정년을 1년 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을 반드시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며 "정기국회 회기 내에만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또 "우리당은 앞으로 여러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반대하는 여러 계층의 의견을 겸허히 경청할 것이며 이번 법안을 시금석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하고 "법안의 법사위 상정은 28일께가 될 것 같으나 (안건상정ㆍ처리에) 여야합의가 돼 통과돼야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무가 당초 29일 본회의 처리 방침을 밝힌 것과 달리 이날 처리시한에 신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정년연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센 데다 당내에서도 일부 개혁파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가 순조롭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여부가 불투명한 채 국회에 장기 계류될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귀국을 전후해 처리방향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총무는 "교원정년은 교단붕괴를 막고 교사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당론이 바뀐 게 아니라 처리절차상의 문제를 설명한 것"이라고 지적, 처리입장은 불변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상수 민주당 총무는 "여론이 정년연장에 매우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 법사위ㆍ전원위ㆍ본회의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국민적 반대여론이 더 비등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투표 방안에 대해 이상수 총무는 "자유투표를 실시할 경우 여야의 책임문제가 모호해질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재오 총무도 "이 문제는 3년 전부터 당론이 결정된 사안이므로 자유투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양정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