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반값 이통 사업자' 기지개

KCT·아이즈비전 후불제 등 파격적 요금 서비스 곧 출시


'반값 이동통신사'로 불리는 이동통신재판매(MVNO)사업자들이 본격적인'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무기는 가격경쟁력. 이를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병행한다. MVNO는 SK텔레콤, KT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가입자를 모으는 사업자를 뜻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과 아이즈비전은 SK텔레콤과 공동으로 대학생 대상의 'MVNO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MVNO 시장을 키울 아이디어를 찾으면서 대학생들에게 MVNO를 알리겠다는 취지다. KCT는 또 오는 15일부터 커피숍 프랜차이즈 '자바씨티커피'와 공동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며, 조만간 "파격적인 가격의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해 7월 '티플러스(tplus)'라는 MVNO 브랜드를 내걸고 서비스를 개시한 KCT는 새 요금제과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KCT는 지금까지 4만여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아이즈비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KCT와 같은 시기에 서비스를 개시한 아이즈비전은 아직까지는 선불요금제 서비스만 선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후불제 서비스 출시와 함께 요금제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KCT와 아이즈비전은 지난해 '반값 통신비'를 실현시킬 MVNO 사업자로 관심을 모았지만, 막상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울상을 지어야 했다. 아이즈비전의 경우 서비스 개시 후 가입자 1만명을 확보하기까지 4개월이 걸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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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가입자 증가세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대기업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반값 통신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덕을 봤다. 아이즈비전의 서지훈 매니저는 "초기에는 준비가 부족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영업노하우를 쌓았다"며 "올해 10만명 가입자 목표도 순조롭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즈비전의 가입자 수는 3만8,000여명이다. 프리텔레콤 '프리씨(FreeC)', 인스프리트 '오션스(Oceans)',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등도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원동력은 가격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0분 정도만 통화하는 사람이 기존 이동통신사에 가입하려면 적어도 월 3만원대의 요금제를 택해야 하지만, 반값 통신사에선 2만원대면 된다. 휴대전화를 두 대 쓸 필요가 있다거나 통화 자체를 거의 않는 이용자들은 기본료 5,000원대 요금제에 가입해 쓴 통화량에 대해서만 추가 요금을 내면 된다. 스마트폰 요금제도 음성ㆍ데이터통화ㆍ문자 이용량을 쓰는 만큼 요금을 낼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MVNO 사업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에는 오는 5월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에 맞춰 가입자들의 이목을 끌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면 서랍 속에 보관해오던 예전 휴대전화도 가입자식별칩(USIM)만 사다 끼우면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에 MVNO 사업자들에게는 호재다. 또 내달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MVNO 가입자들도 이전 통신사에서 쓰던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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