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청와대의 X파일 사전인지 의혹제기에 대해 연일 강하게 반박했던 청와대가 이번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을 겨눴다. 청와대의 대응은 지난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원이후 불법도청사건과 관련한 논평을 삼가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행보와 대조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전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현안 점검회의 브리핑을 통해 “회의에선 민주당이 얘기하는 음모론 주장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 참모진들은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을 덮으라는 말인가”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국정원의 발표내용은 국정원 자체의 불법도청 사실을 밝힌 것이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가 도청을 지시했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처럼 내용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왜 그렇게 흥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요지의 의견을 개진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원을 계기로 더욱 거세지고 있는 민주당의 ‘X파일 음모론’ 공세를 막는 한편 DJ의 입원과 불법도청사건을 연결시키려는 민주당의 의도를 차단하자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