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비서관은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0~11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 공용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모르는 번호여서 받지 않았고 그 직후 ‘정윤회입니다. 통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는 문자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정윤회씨가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시사저널 보도로 정씨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화가 나 있는 상황이었고 순간적으로 고민하다가 받지 않았다”며 “(그러자)4월 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이 비서관에게 ‘좀 생각을 해보고요’라고 답변했으나 정씨와 통화는 하지 않았다”며 “4월 15일 홍경식 민정수석이 불러 가보니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며 그만두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씨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과 나의 거취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씨와 절연(絶緣)한 것처럼 얘기해온 이 비서관이 정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 검증에 대해서도 문제가 많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인사를 할 때)검증을 충분히 할 시간이 없었고, 급박하게 검증 지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떤 때는 한창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인사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사 검증 기회가 아예 주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는 게 조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그는 “올봄에 청와대에 근무하는 행정관들을 선임행정관(2급)으로 승진시키는 인사가 있었다”며 “이재만 총무비서관에게 ‘2급이면 인사 검증 대상이니 미리 명단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냥 발표가 나버렸다”고 했다. 이어 “기분이 나빠서 그 명단도 안 봤다”며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잘라먹을까봐(까다롭게 검증할까봐) 그랬겠지만 그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디지털미디어부